[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오는 11월 16일 치러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00일 채 남지 않았다. 뚜렷한 목표가 있어 학업을 놓치지 않고 지난 시간 동안 열심히 달려왔지만, 진심으로 좋아하는 야구도 놓을 수 없었다.

결국 고3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야구 국가대표에도 도전, 당당히 최종 20인 안에 선발돼 주말마다 대표팀 훈련을 하고 있다. 여자야구 국가대표 내야수 장윤서(18)의 이야기다.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군산여자고등학교 3학년 장윤서는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학원도 다니면서 짜투리 시간을 쪼개 훈련을 하고 있다. 야구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 때문이다.

주말은 더 정신없다. 새벽부터 출발해 대표팀 훈련이 열리는 화성으로 향한다. 하루종일 이어지는 훈련이 끝나면 쉬지 않는다. 숙소에 들어가 수능 공부를 시작한다. 남들보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마음을 굳게 다잡고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집중해본다.

“혼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제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즐기는 방향으로 다시 마음을 먹었다.” 고3으로서 학업과 국가대표로서 훈련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많다고 했다. 그러나 장윤서는 묵묵히 버텨나가고 있다.

2021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기 시작해 3년 째 대표팀 생활을 하고 있는 장윤서는 “올해 특히 대표팀 선발전에 나갈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 오히려 나는 공부를 위해 대표 선발전에 나가지 않으려 했고, 부모님께선 어떻게 되든 괜찮으니 선발전에 나가서 대표팀에 뽑혔으면 한다고 하셨다”라고 털어놨다.

장윤서가 결정적으로 마음을 굳힌 건 오는 21일 홍콩에서 개막하는 ‘2023년도 여자야구 아시안컵(BFA컵)’. 코로나19펜데믹(전세계대유행)으로 4년 만에 개최되는 국제대회다. “학창시절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다. 꼭 나가보고 싶었다”고 했다.

화려한 코치진도 장윤서의 마음을 흔들었다. “양상문 감독님, 그리고 정근우 이동현 정용운 허일상 코치님께 꼭 배워보고 싶었다.” 장윤서는 양 감독의 특별 훈련 하에 1루수로서 자질을 갖춰나가고 있다. 양 감독은 “윤서가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했다.

장윤서가 목표로 하는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선 이화여자대학교를 제외하곤 ‘여자야구 국가대표’ 이력을 활용할 수 없다. 남자 야구 고등학교 선수들과 다르게 여자 야구 고등학교 선수는 야구 특기자 전형 대상자가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학업을 놓을 수 없다. 일반 학생들과 동등하게 경쟁해야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힘들 때마다 장윤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이는 부모님이다. “부모님께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뒷바라지 해주시는데 죄송하고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서 엄마, 아빠에게 더 많은 웃음 드리고 싶다.”

장윤서의 궁극적인 꿈은 ‘스포츠 상담심리사’가 되는 것이다. 대학에서 스포츠와 함께 심리학을 복수전공한 뒤 유학을 가는 것이 목표다. 국가대표로서 목표는 오는 8월에 열리는 세계야구월드컵 진출이다.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오겠다. 그 과정에서 대표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아직 붙어보지 않았지 않나. 최강팀 일본의 전력이 약할 수도 있는 거다. 계속 승리해 결승까지 가고 싶다.” 장윤서가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여자야구 대표팀은 오는 24일 홍콩으로 출국해 오는 26일 첫 경기를 치른다. 총 12개국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서 4위 이내 들면 세계야구월드컵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장윤서가 학업과 국가대표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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