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롯데 팬들 정말 무섭네요. 대단해요.”

2023 KBO 올스타 팬 투표에서 롯데의 ‘화력’이 무시무시하다. 1차 집계 결과 ‘베스트12’ 가운데 10명이 1위에 올랐다. ‘전국구 인기팀’답다. 부산 팬들의 지지는 절대적이다. 다른 팀 선수들도 부럽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올스타전 ‘베스트12’ 팬 투표 1차 중간집계 결과를 내놨다. 전체 득표 1위는 키움 이정후다. 전체 투표수 가운데 과반이 넘는 52%가 이정후를 지지했다.

더 눈에 띄는 쪽은 롯데다. 드림 올스타에서 롯데 선수가 10명이 1위에 자리했다. 전준우가 47만8173표로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 부문 1위이자, 전체 득표수 2위다.

좌익-중견-우익 무관하게 3명을 뽑는 외야에서는 김민석(39만4835표), 잭 렉스(30만1873표)가 톱3에 들었다. 황성빈(25만5852표)도 5위에 위치하고 있다.

투수 쪽에서는 선발 박세웅(39만3621표), 중간 구승민(40만3069표), 마무리 김원중(43만9799표)이 싹 다 1위다. 포수 유강남(34만7868표), 1루수 고승민(33만7883표), 2루수 안치홍(46만1977표), 유격수 노진혁(44만942표)이 팬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안치홍은 드림 올스타 전체 득표수 2위이고, 노진혁이 3위, 김원중이 4위다. 구승민이 6위에 자리하고 있다.

롯데가 아닌 선수는 딱 2명이다. SSG 최정이 3루수 부문에서 41만6309표로 1위이고, 외야수 부문에서 삼성 구자욱이 38만9354표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김민석에 이어 외야 전체 2위다.

기본적으로 작년 대비 투표수가 늘었다. 지난해 1차 중간집계에서는 60만1701표가 나왔다. 올해는 96만5475표다. 약 62% 늘었다.

팬들도, 현장에서도 롯데를 원동력으로 꼽는다. ‘롯데가 잘하면 KBO리그가 들썩인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롯데가 한때 1위에 오르는 등 선두 경쟁을 했다. 현재 살짝 처진 감은 있지만, 여전히 최상위권에서 싸우고 있다.

롯데 팬들이 함께 불타올랐다. 올시즌 홈에서 28경기를 했는데 매진만 5회다. 롯데가 원정을 가도 관중이 몰린다. 고척이 올시즌 만원이 네 차례인데 두 번이 롯데전이다. 4월1~2일 두산 개막전도 모두 만원이었는데 상대가 롯데였다. 수원도 매진 2회 가운데 한 번은 롯데전이었다.

팬 투표로 이어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올스타전에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팬들이 뽑아준 올스타는 선수에게도 영광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선수들이 올스타 선정을 자신의 주요 커리어로 본다.

이런 롯데의 뜨거운 열기를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성적이 좋지 않은데 올스타가 맞는가’, ‘더 잘하는 선수가 올스타에 뽑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아쉬울 수 있지만, 팀이 잘 나가고 있다는 것은 구성원이 잘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개인 성적만큼 중요한 것이 또 팀 성적이기도 하다. ‘기록이 좋은’ 선수가 반드시 팀 내 ‘가치 있는’ 선수는 아닐 수 있다. 반대도 성립된다.

어쨌든 결과가 나오고 있고, 롯데 선수들이 대거 드림 올스타 소속으로 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른 팀 선수들도 부러움을 표하고 있다.

A선수는 “부럽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개인적으로 팬 투표를 통해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데 힘들 것 같다”며 “이래서 인기 팀에서 뛰어야 하는구나 싶기도 하더라”며 웃었다.

B선수는 “롯데가 확실히 인기 팀은 맞는 것 같다. 올해 성적도 좋지 않나. 올스타전 장소가 또 사직이다. 자연히 올스타가 많이 나오는 것도 맞다. 우리 팬들도 힘을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C선수는 비판의 목소리도 내놨다. “무섭고, 대단하다. 이해되면서도 이해가 안 된다고 할까. 롯데가 잘하면 드림 올스타 쪽에 속하면 팬 투표로 나가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아도 1위를 하는 선수가 있더라. 솔직히 잘 모르겠다. 대신 부럽기는 많이 부럽다”며 날을 세웠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팬이 없으면 리그도 없다. 팬 투표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메이저리그도 팬 투표를 한다. 어느 리그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결국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성적을 잘 내고, 팬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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