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2부리그를 정복했던 스트라이커 유강현(27·대전하나시티즌)이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리그 첫 골을 넣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강현은 지난해 충남 아산에서 19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한 능력 있는 스트라이커다. 2부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승격팀 대전에 입성했다. 기대를 받으며 대전 유니폼을 입었지만 유강현은 여전히 리그 마수걸이 골을 넣지 못한 상태다. 22경기를 치러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었으나 유강현의 득점 소식은 요원하기만 하다. FA컵에서 한 골을 넣었을 뿐 K리그1에서는 여전히 무득점이다.

12일 전북 현대와의 22라운드 경기에서도 유강현은 눈물을 삼켰다. 유강현은 1-1로 대치하던 후반 40분 어쩌면 결승골이 될지도 모를 득점에 성공했다.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차분하게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앞선 네 경기서 무승부를 거뒀던 대전을 승리로 인도할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유강현은 크게 환호하며 세리머니를 했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VAR룸으로부터 오프사이드 판정이 떨어졌다. 대전, 그리고 유강현에게는 허탈한 결말이었다.

경기 후 유강현은 눈물을 흘렸다. 대전은 이날 경기 직전 동점골을 얻어맞으며 2-2 무승부를 거뒀다. 무려 5경기 연속 무승부다. 득점 기회를 놓친 유강현은 팀의 승리와 자신의 골을 모두 놓친 경기였다. 아쉬움이 큰 상황에서 대전의 홈 팬은 유강현을 위로했다. 그렇게 유강현의 눈물샘은 폭발했다.

유강현에게는 힘든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스트라이커로서 리그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은 분명 선수 개인에게도 부담이 따른다. 유강현 입장에선 압박과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같은 포지션의 티아고는 7골3도움으로 이미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에 도달했다. 유강현이 조급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오죽하면 유강현은 최근 이민성 감독을 직접 찾아가 선발 출전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 감독은 컨디션이 좋고 간절함이 있는 유강현의 마음을 기특하게 여겨 실제로 9일 수원 삼성전에 선발 출전시켰다. 유강현은 골을 넣지 못했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1도움을 기록하는 등 최전방에서 자신의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했다.

아직 리그 무득점이지만 유강현의 경기력이 마냥 나쁜 것은 아니다. 컨디션도 좋다. 막힌 혈을 뚫기 위해선 결국 골이 필요하다. 일단 한 골만 터지면 유강현도 부담을 덜고 몸을 가볍게 할 수 있다. 이 감독도 “강현이의 최근 경기력은 정말 좋다. 흠잡을 데가 없다. 딱 골 하나가 부족한데 한 골만 넣으면 된다. 그 한 골이 나오면 강현이도 부담을 털고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강현에 믿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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