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용산=김용일기자] “은퇴하고 뭐하냐고요? 우선 육아죠, 체질에 맞아요.”

올 시즌을 끝으로 전격 선수 은퇴를 발표한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38·대구FC)는 웃으며 말했다. 그는 18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2023’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처음에 선수들이 (은퇴) 얘기가 나왔을 때 반신반의했다. 근호 형이 저러고 내년에 또 하는 것 아니냐고. 막상 은퇴 기사가 나오니까 믿더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2007년 대구로 이적했다. 이후 주빌로 이와타, 감바 오사카 등 일본 J리그에서 맹활약했다. 2012년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에 복귀한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으로 뛰었다. 그해 AFC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았다. 이후 상주(군 복무), 엘 자이시(카타르), 전북, 제주, 강원, 다시 울산을 거쳐 2021년 대구로 컴백해 은퇴까지 이르렀다.

K리그 통산 385경기 80골 53도움. 국가대표로도 A매치 84경기에 출전해 19골을 기록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득점하기도 했다.

이근호는 은퇴 결심을 두고 아내와 나눈 얘기를 묻자 “처음엔 아내도 ‘올해 정말 하는거냐’고 묻더라. 울컥해했다. 솔직히 아내는 더 하기를 바랐는데 내 의견을 존중해준다. 은퇴 얘기가 나올 때마다 울컥해서 더는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일단 다른 생각보다 육아에 전념하려고 한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났는데 생각보다 육아가 체질이 맞아서 더 해보려고 한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 2016년 결혼해 올 2월 득남했다.

이근호는 파이널 라운드 최종전에서 프로 데뷔팀인 인천과 겨룬다. 그의 은퇴 경기다. “인천은 데뷔한 팀인데 마지막 경기를 하게 됐다”고 언급한 이근호는 “이런 스토리가 내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인천 팬도 반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선수 커리어에 여러 팀을 옮긴 것에 “스스로 1,2년을 뛰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다. 중요한 건 팀에 있을 때 늘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또 (새 팀과) 시작은 좋지만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늘 좋은 마음을 교류하며 떠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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