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2014년에 1차전은 졌지만 우승했다. 반대로 2015년에는 1차전은 이겼는데 우승하지 못했다.”

이제 시작이다. 그래서 1차전 패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 흔들리는 후배가 있을 수 있어 기운을 불어넣었다. LG 베테랑 외야수 박해민(33)이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KS) 2차전을 앞두고 9년 전을 돌아봤다.

박해민은 먼저 전날 KS 1차전을 치른 소감에 대해 “특별히 다르게 야구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너무 들뜨고 의욕이 앞서면 안 되니까 좀 더 차분하려고 노력했다”며 “타격감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왔는데 이렇게 큰 무대에서는 아무래도 첫 타석이 가장 많이 긴장이 된다. 첫 타석부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세 번째 타석이 아쉽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감은 괜찮다”고 밝혔다.

1차전에서 박해민은 2번 타자 중견수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몸에 맞는 볼로 두 번 출루했다. 1회말 반격을 이끄는 팀의 첫 안타를 쳤고 2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아쉬움을 전한 4회말 세 번째 타석은 2사 2, 3루였는데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해민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 타석이 최소 한 번, 많으면 두 번 올 수도 있으니까 빨리 잊으려 했다”고 4회말이 끝났을 때 상황을 돌아봤다.

전날 KT 선발 투수 고영표의 테마는 좌타자 몸쪽 공략이었다. 몸쪽 위주로 볼배합을 하다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에 속구를 던지는 식으로 LG 좌타자에 맞섰다. 2차전 KT 선발 투수인 윌리엄 쿠에바스도 비슷한 로케이션을 들고나올 수 있다.

박해민은 “상대가 어떤 전략으로 나올지 모르겠지만 타자 입장에서는 생각이 너무 많으면 안 될 것 같다. 그냥 공보고 공 친다는 마음으로 가는 게 좋다고 본다. 상대가 어디에 무엇을 던질지를 너무 생각하면 잘 해왔던 것도 안 된다. 전략적인 부분보다 우리가 정규시즌에 쿠에바스를 상대로 잘했으니까 이번에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을 야구에 유독 강한 쿠에바스를 경계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보다 좋은 공을 던진다. 쿠에바스 선수는 특히 더 그런 것 같더라. 그래도 우리가 잘해온 자신감을 갖고 공략하면 오늘은 어제보다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자신감을 강조했다.

후배들에게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했다. 박해민은 “2014년에 처음으로 KS에서 우승할 때도 1차전은 졌지만 우승했다. 반대로 2015년에는 1차전은 이겼는데 우승하지 못했다”며 “후배들에게 나는 우승하려면 1차전 져야 한다고 했다. (김)현수 형이나 (오)지환이, (허)도환이 형등 고참들이 분위기 쳐지지 않게 후배들에게 기운을 주고 있다. 어제 분위기는 잊었다. 오늘은 괜찮을 것”이라고 2차전 반격을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박해민은 가득 찬 잠실구장을 90% 이상 점령한 유광점퍼 물결에 대해 “정말 어마어마한 기운을 첫 타석부터 느낄 수 있었다. 예매 대기 접속자수가 20만명이 넘을 정도로 힘들게 티켓을 구하셨는데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그래도 1차전 이기는 것보다 결국 우승을 하는 게 중요하다. 29년 만에 꼭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KS 2차전 라인업은 동일하다. 박해민은 이번에도 2번 타자로 홍창기 다음 타석에 선다. 수비에서는 외야 가운데를 지킨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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