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첫 누아르 장르, 첫 키스신 연기...모든 게 설레면서도 부담이 큰 현장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K콘텐츠를 널리 알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에서 현장에 잠입한 경찰공무원 황준호, tvN 드라마 ‘작은아씨들’에서 비자금 700억을 찾아나서는 원령 그룹 해외 본부장 최도일, 그리고 위하준이 택한 다음 역할은 누아르물인 디즈니+ ‘최악의 악’이었다.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조직에 잠입수사하는 경찰의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 위하준은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강남연합의 보스 정기철 역을 연기했다. 정기철이 이끄는 강남연합은 서울 강남구를 기반으로 하는 마약 폭력조직으로, 한중일 동북아시아 3국의 마약 거래의 중심이기도 하다.

“기철은 조직의 보스지만 현장에서 제가 제일 막내다보니 보스로서 중압감을 갖는게 어려웠습니다. 당시 ‘작은 아씨들’ 촬영을 마친지 얼마 안됐을 때 ‘최악의 악’ 촬영에 들어가야 했어서 5Kg을 증량했습니다.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감독님과 상의 끝에 눈썹 산을 살리고 피부색을 어둡게 하기도 했죠. 후반부에서는 감정이 무너지는 부분이 있어 몸무게를 66kg까지 감량했습니다.”

잔혹한 마약조직의 보스인 기철이지만 여성, 특히 첫사랑 의정(임세미 분)에게는 순정을 바치는 순애보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의정에게 알면서 속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시선에서는 기철이 답답해 보일거라 생각합니다. 연기하는 저도 기철의 이런 면모가 ‘이중인격’이라는 생각이 들며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기철은 그 ‘사랑’ 덕분에 바른길로 갈 수 있었습니다. 의정과의 사랑을 통해 정상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싶습니다.”

극중 임세미와 키스신은 배우로 데뷔 후 첫 키스신이기도 하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로맨스는 별책부록’(2019) 등 로맨스물에 종종 출연했지만 키스신과는 인연이 멀었다.

“키스신이 처음이라고 하면 많이 놀라곤 하세요. 첫 키스신은 다른 것보다 매우 로맨틱한 장소에서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불쾌한 장면에서 찍어서 매우 떨리긴 했지만 키스신보다 대사의 감정에 중점을 뒀습니다.”

작품에서 위하준의 액션연기도 화제를 모았다. 전남 완도 출신인 위하준은 어린시절 이소룡 영화를 보며 홀로 액션연기의 기반을 다져놓은 게 작품에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어릴 때 태권도장도 없는 곳에서 살면서 이소룡 영화를 보면서 검이나 타이어를 밟으며 놀았습니다. 저 혼자 액션 합을 그리는 게 취미라 친구들과 액션 장면을 따라 하곤 했어요. 그저 헛짓거리인 줄 알았는데 배우로 큰 도움이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또, ‘최악의 악’ 액션은 굉장히 처절하고 인물들의 감정이 표현되는 연출에 집중했습니다.”

‘최악의 악’은 영화 ‘신세계’의 프리퀄 같다는 평과 과거 1980년대 대중의 마음을 차지했던 홍콩영화를 연상하게 한다는 평을 받았다.

“‘신세계’나 홍콩영화보다 우리만의 색이 담긴 누아르 장르, 젊은 주인공들이 충동적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이들이 더 어리고 젊으니까 첫사랑이라는 소재가 더 공감된 거 아닌가 싶어요. 특히 정기철이라는 역은 저희 같은 젊은 층의 배우들이 꿈꿨던 배역입니다.”

극 중 마약을 유통하는 카르텔의 수장 연기를 했지만 위하준은, 현실에서도 사회적 문제가 되는 마약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요즘 어린 친구들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이슈더라고요. 기철을 연기하기 위해 그를 인간적으로 이해하려고 했지만 벌인 일에 대한 상황들은 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이 배역의 과거를 통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저 ‘악인’ 자체로 봐주셨으면 했습니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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