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민감한 이슈를 신경 쓰지 않았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노리치 시티)는 21일 중국 선전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2차전 경기에서 후반 27분 조규성과 교체돼 피치를 밟았다. 추가시간을 포함해 20분 정도를 뛰며 팀이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의외의 출전이다. 황의조는 현재 불미스러운 사건의 당사자가 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황의조는 자신과 성관계하는 상대방을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로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받았다.

21일에는 ‘불법 촬영 혐의’ 사건 피해자가 황의조의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황의조는 영상을 동의 하에 촬영했다고 주장했지만, 피해자의 증언은 달랐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피해자는 황씨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바가 없었고 계속해서 삭제해달라고 청해왔다”라며 “황씨는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언론을 통해 ‘전 연인과 합의하고 촬영한 영상’이라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황의조가 대표팀에서 계속 뛰는 게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대중, 그리고 성장하는 축구 유망주에 모범이 돼야 할 선수가 불법적인 행위를 의심받아 경찰 조사까지 받았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황의조가 아직 어떠한 법적 판결도 받지 않은 상태라 대표팀 합류, A매치 출전을 막을 방법은 없다.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사건의 결말을 지켜볼 필요도 있다.

다만 대표팀은 여론의 큰 관심을 받는다는 점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출전 강행은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심지어 최근 대표팀은 여성 팬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어느 때보다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인인 클린스만 감독은 여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부임 후 줄곧 취했던 자세라 그렇게 놀랍지는 않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상주를 조건으로 계약했다는 대한축구협회의 발표와 달리 국내에 거의 머물지 않는다. 인종차별 사건으로 인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던 박용우를 과감하게 선발해 출전시킨 것도 클린스만 감독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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