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오늘보다 내일을 더 기대할 수 있는, 한국 야구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고전으로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우려했지만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금메달, 11월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준우승으로 청사진이 완성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화 내야수 노시환(23), 선발투수 문동주(20)가 있다.
노시환은 30일 서울 엘리에나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정상에 섰다. 최고 선수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선수’ 상을 수상하며 데뷔 5년차에 가장 큰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만큼 강렬했다. 올해 13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OPS 0.929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홈런, 타점 1위, OPS 2위, 장타율 2위로 한화 프랜차이즈에서 장종훈, 김태균의 계보를 잇는 홈런왕이 됐다.
노시환의 활약은 KBO리그에 국한되지 않았다. 국제무대에서도 듬직하게 중심 타선을 지켰다. 9월말부터 10월초까지는 항저우에서 AG, 시즌 후에는 일본 도쿄에서 APBC에 임했다.
국제대회 성적 또한 뛰어났다. 항저우 AG에서 6경기 타율 0.438 OPS 1.140으로 펄펄 날았다. APBC에서도 4경기 타율 0.389 OPS 0.921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노시환이 있었기에 한국 야구 대표팀은 항저우 AG 금메달, APBC 준우승을 이룰 수 있었다.
노시환은 “올해는 내게 정말 뜻깊은 한 해가 됐다. 야구만 할 수 있게 좋은 환경 만들어주신 사장님과 단장님, 체력과 몸 관리 신경 써주신 최원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이제 6년차 선수다. 부담감이라는 단어는 내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부담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성장한 기량만큼이나 단단해진 멘탈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어릴 때부터 홈런 타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 어떻게 공을 강하게 때리고 담장을 넘길 수 있을지 훈련하고 연구했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늘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 그래서 40홈런, 50홈런도 치고 싶다. 내년에도 ‘올해의 상’ 받을 수 있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타석에 노시환이 있었다면, 마운드에는 문동주가 있었다. 문동주는 올시즌 23경기 118.2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했다. 지난해 경험을 발판 삼아 한화의 토종 에이스로 올라섰다. 시즌 초에 최초 공인 160㎞ 강속구를 던지며 한국 야구에도 160㎞ 시대가 막이 올랐음을 알렸다.
AG과 APBC에서는 에이스 구실을 했다. AG에서 난적인 대만과 첫 경기, 그리고 결승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임무를 완성했다. 결승전 6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면서 국가대표 에이스로도 시작점을 찍었다.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된 문동주는 “올해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대표팀에서는 모든 선수의 좋은 기운이 내게 향했다. 선수들의 간절함이 내게 전달됐고 덕분에 국제대회에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새로운 대표팀 에이스가 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임을 강조했다. 문동주는 “이제 겨우 21살이다.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이 있다. 야구만 생각하고 야구에 집중해서 야구 선수다운 야구 선수 되는 게 목표다. 내년에는 나도 그렇지만 팀도 훨씬 더 좋은 위치로 오를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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