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야구 대표팀이 개막전에서 대만에 완패당했다. ‘체급차’는 확실했다. 결과가 아쉽지만, 마냥 실망할 일은 아니다. 대신 분명히 짚고 넘어갈 부분은 있었다.

한국은 3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개막전 대만과 경기에서 투타 모두 밀린 끝에 0-4로 패했다.

타선은 4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김성우가 3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나머지 10명이 합계 2안타다. 이래서는 이기기 어려웠다.

마운드는 선발 신헌민이 2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뒤는 나쁘지 않았다. 우강훈이 3.2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실점을 만들었다.

이병헌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김동혁이 0.2이닝 1탈삼진 무실점, 정현수가 0.2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더했다.

대만은 선발 쉬뤄시가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냈다. 절묘한 완급조절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었다. 두 번째 투수 쑨이레이도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올렸다.

타선은 장단 10안타를 때렸다. 린청페이가 3안타 1타점 경기를 치렀고, 천샤오윈이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나모이양도 2안타 1타점을 생산했다.

기본적으로 이번 대표팀이 ‘최정예’는 아니다. 선수 24명 가운데 7명이 대학생이고, 나머지 17명도 KBO리그 소속이기는 하지만,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사령탑도 정보명 동의대 감독이다.

반면 대만은 공을 많이 들였다. 애리조나 유망주인 천셩핑, 니혼햄 소속 쑨이레이를 포함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상대로 호투했던 린위민도 발탁했으나 구단 반대로 최종 불발됐다.

다른 선수들도 모두 대만 CPBL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실업인 합작금고 소속 선수가 5명 있기는 하지만, 주축은 결국 프로다.

당장 선발 쉬뤄시부터 2023 대만시리즈 MVP다. 시속 150㎞의 강속구를 쉽게 던지는 투수다. 지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 나섰던 린징카이 등도 있다. 대만의 ‘젊은 피 올스타’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대만이 오랜 시간 걸려 완공한 타이베이돔에서 열렸다. 4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돔구장. 새집에서 화려하게 우승하고 싶다. 선수들은 병역혜택도 걸려 있다. 잘해야 하는 이유가 차고 넘치는 셈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아시아야구선수권에 힘을 싣지 않는 편이다. 마지막 우승이 2015년이다. 직전 대회였던 2019년에는 중국에도 뒤지며 4위에 자리했을 정도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완패가 마냥 최악의 결과는 아니다. 대신 생각할 부분은 있었다. ‘경기력’이다. 퓨처스 선수들이 대부분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프로는 프로다. 소위 말하는 ‘기본기’ 부족이 눈에 보였다.

수비에서 특히 그랬다. 외야에서 호수비가 몇 차례 나오기는 했으나 내야는 불안했다. 포구 자세, 스텝, 송구 등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수비가 불안하니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제법 많이 줬다.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이들 외에 다른 이들도 성장해야 한다.

모든 구단이 ‘뎁스’를 강조한다. 대표팀이라고 다를 리 없다. 이번 아시아야구선수권 대표팀에도 각 팀의 유망주들이 많이 포함됐다. 이들이 더 성장해야 한국야구도 더 강해질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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