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금방이라도 계약이 터질 것 같았다. 며칠 사이 확 변했다. 급전직하라는 말이 어울린다. ‘영입설’이 속속 사라지고 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은 어디로 갈까.

메이저리그(ML) 선발 프리에이전트(FA)의 몸값이 하늘을 찌른다. ‘기본 1000만 달러’다. 30대 FA 투수들도 큰 돈을 만지고 있다.

마에다 겐타(디트로이트·2년 2400만 달러) 마이클 와카(캔자스시티·2년 3200만 달러) 프랭키 몬타스(신시내티·1년 1600만 달러) 루이스 세베리노(뉴욕 메츠·1년 1300만 달러) 랜스 린(세인트루이스·1년 1100만 달러) 등이다.

류현진도 이런 흐름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 했다. 베테랑 선발이 필요한 팀이 적지 않아서다. 뉴욕 메츠, 볼티모어, 보스턴, 샌디에이고 등이 거론됐다. 불과 며칠 전 일이다.

갑작스럽게 상황이 변했다. 보스턴이 루카스 지올리토를 2년 3850만 달러에 데려갔다. 메츠는 션 마네아를 2년 28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이는 곧 류현진이 갈 수 있는 팀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뉴욕포스트는 “류현진이 여전히 메츠의 레이더망에 걸려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은 아니다. 아직 모른다. 볼티모어는 여전히 선발을 찾고 있다. 선발진이 젊다. 경험이 필요하다. 류현진이라면 딱 맞다. 샌디에이고 또한 선발이 필요하다.

대신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차갑게 식기는 했다. 류현진이 고르면 되는 분위기에서, 선택받아야 하는 듯한 모양새다. FA 시장은 언제나 변화무쌍한 법이다.

사실 화급을 다투는 상황은 아니다. ML 스프링캠프 시작까지 아직 한 달 넘게 남았다. 언제든 계약만 마치면 된다. 현재 류현진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는 ‘악마’ 스캇 보라스다. 어떤 조건에서도 고객인 선수에게 최상의 계약을 안긴다. 필요하면 ‘벼랑 끝 전술’도 구사한다.

류현진은 한 번 경험했다. 2012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다저스와 계약했다. 당시 마감시한 1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극적으로 계약을 마쳤다. 6년 3600만달러였다.

프린스 필더는 2011시즌 후 FA가 됐다. 계약은 2012년 1월25일이었다. 디트로이트와 9년 2억1400만 달러 계약을 마쳤다. 역시 에이전트는 보라스였다.

이제 1월9일이다. ‘벼랑 끝’이라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무엇보다 보라스는 시장 상황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선발 몸값이 높다. 캠프가 다가올수록 전력 보강을 위해 움직이는 팀이 많아진다. 류현진에게 당연히 호재다. 보라스도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최후의 카드도 있다. 한화 복귀다. 한화는 ‘언제든 돌아오면 환영’이다. 단숨에 에이스가 생긴다. 선발진 무게감도 완전히 달라진다. 샐러리캡 여유도 충분하다. 다년 계약을 맺는다면, KBO리그 역대 최고액도 충분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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