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데뷔와 동시에 은퇴한 가수 오리가 15년 만에 근황을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은 지난 14일 ‘오리를 만나다 : “이 분 분명히 뜹니다” 그 후 15년…모든 섭외 인터뷰 거절했던 ‘끝판왕’ 등판’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주인공인 가수 오리는 2009년 KBS2 ‘뮤직뱅크’에서 타이틀곡 ‘눈이 내려와’로 데뷔했다. 당시 MC였던 코미디언 유세윤은 “이 분 분명히 뜹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오리는 데뷔 무대에서 여러 차례 음이탈과 불안정한 음정을 낸 탓에 ‘데뷔와 함께 은퇴’한 가수로 회자됐다.

유세윤의 멘트가 부담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리는 “(유세윤 씨도) 제가 봤을 때 그것 때문에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다. 그래서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 ‘저 가수 오리인데, 그때 죄송했다’고 보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가수 아이유와 같은 무대로 데뷔했다는 오리는 “저와 대기실을 같이 썼다. 정말 작고 귀엽고 눈이 동그랗다고 느꼈다. 리허설 때 노래를 잘해서 입 벌리며 보고 있었다”며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제 무대에서 음이탈이 마지막에 크게 났다. 당황했는데 갑자기 꽃가루를 뿌리면서 숨 쉴 때 마다 입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과도한 다이어트 때문에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데뷔를 앞두고 28kg 정도 감량했다고 밝혔다.

엉망인 무대에도 ‘뮤직뱅크’에 섰다는 이유로, 오리는 ‘금수저’, ‘아버지가 PD’ 등의 이야기를 들은 게 속상했다고 고백했다. 일찍 아버지를 여위었다는 그는 “5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안이 많이 기울었다. 저는 금수저도 아니고 아버지도 안 계시는데 사람들이 아버지가 어딨냐고 그러는 게 많이 속상했다”며 “(아버지의) 부재로 사춘기에 많이 힘들었기에 더더 속상했다”고 고백했다.

무대가 끝난 후 ‘뮤직뱅크’ PD와 따로 면담했다는 오리는 “당시에는 제가 16~17세인데 해맑아 보여서 그냥 나가라고 하셨다. ‘저 친구가 일부러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니구나’ 싶었던 거 같다”며 “그 무대가 끝나고 회사에서 어머니와 사장님이 굉장히 긴 시간 이야기를 가졌고 모든 스케줄을 접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데뷔 무대이자 은퇴 무대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 이후 사람들이 알아보자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다는 오리는 “실력에 관한 지적은 당연하지만 뒷배경이 있다는 이야기는 가족들이 더 큰 상처를 받았다”며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 당시 저를 안아줄 것 같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지우고 싶은 기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리는 최근 인터넷 방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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