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국민 판다’, ‘국민 귀요미’로 사랑받았던 아기 판다 푸바오가 3일 새로운 판생을 시작하기 위해 중국 쓰찬성에 위치한 워룽 선수핑 기지로 출발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7월 20일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 사이에서 태어난 푸바오(福寶)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의미처럼 1,354일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즐거움, 추억, 감동을 전했다. 푸바오의 일거수일투족은 유튜브 등 각종 SNS로 공개돼 한국 국민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판다 특유의 천진스럽고 짓궂은 모습은 많은 국민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푸바오는 지난달 4일부터 한 달간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에 의해 한중 양국 규정과 조건에 따라 검역 절차를 완료했다. 3일 오전 10시 40분 판다 월드를 나선 푸바오는 11시경 에버랜드를 떠나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은 후 전세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발했다. 에버랜드에서 진행된 푸바오 배웅 현장에는 평일 오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의 팬들이 찾아 푸바오 깃발을 흔들며 아쉬움을 표현하고 푸바오의 앞날을 응원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게 된 배경에는 1973년에 국제간에 맺어진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인 워싱턴협약 때문이다. 이 협약의 목표는 ‘야생 동식물 표본의 국제 거래가 종의 생존을 위협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푸바오는 협약에 따라 짝짓기가 가능해지는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푸바오의 부모인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대여 조건이 15년이며 반환 일정은 2029년이다.

푸바오가 태어나고 자란 에버랜드는 SNS로 사전 모집한 고객들의 응원 메시지를 유채꽃 모양의 디자인에 담아 푸바오를 위한 꽃길을 마련했고, 120만 송이 봄꽃 가득한 포시즌스 가든의 가로 24미터, 세로 11미터 대형 LED 스크린에 푸바오 사진과 특별 영상을 게시해 팬들과 추억을 함께 했다. 차량에 탑승한 푸바오의 모습을 볼 수는 없어, 푸바오 할부지로 익히 알려진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가 푸바오를 대신해 그동안 보내준 팬들의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푸바오를 새끼 때부터 기른 강철원 사육사는 “새로운 판생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푸바오를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푸바오를 영원히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고, 송영관 사육사는 “팬들의 사랑 덕분에 푸바오가 잘 성장했다. 푸바오와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1,354일간 함께해 주셔서 고맙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강철원 사육사는 지난 2일 오전 모친상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푸바오의 건강을 위해 동행하기로 해 주변의 애틋함을 샀다.

현장에 참석한 팬들은 “코로나로 힘들던 시절 푸바오가 큰 위로를 줬는데 떠난다고 하니 매우 슬프다.”, “푸바오도 자기 삶을 살아야 하니 기쁜 마음으로 보내겠다고 다짐했지만 계속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내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지만, 푸바오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 등 아쉬움과 동시에 푸바오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에버랜드는 판다월드 출발부터 중국 선수핑 기지 도착까지 모든 과정에 강철원 사육사가 동행해 푸바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지난해 말 맺은 중국 CCTV와의 협약을 통해 푸바오의 중국 내 생활 모습을 팬들에게 지속해서 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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