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상암벌을 가득 채운 임영웅의 콘서트에는 감동과 배려가 있었다.

임영웅은 지난 25,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을 통해 10만 ‘영웅시대’를 만났다. 여타 K팝 가수 공연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인간 임영웅의 ‘온기’가 195분 내내 배여 있었다.

◇ 키워드1 배려: 안전요원 어르신 업고,임영웅은 애드벌룬 띄워 관객과 눈맞춰

임영웅은 중장년층이 많은 팬덤 ‘영웅시대’를 배려하기 위해 곳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안전을 강조했다. 지하철역 입구부터 계단이 많은 경기장 곳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인파 속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공연 중 어르신을 업고 객석자리에 모신 안전요원을 호명해 박수를 받게 했다.

일본의 헬륨 기구 전문팀과 협업해 애드벌룬을 띄운 것도 ‘영웅시대’를 위한 배려였다. 임영웅은 “팬들 곁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데 쉽지 않아서 준비했다”며 “2층에 계신 ‘영웅시대’ 여러분 눈 마주치러 갈 거다. 절대로 일어서서 맞이하시면 안 된다. 바닥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앉아서 맞이해 달라”고 당부했다.

애드벌룬을 탄 임영웅은 히트곡 ‘사랑은 늘 도망가’와 ‘사랑역’ ‘사랑해 진짜’ 등을 들려줬다. 왼손으로 마이크를 들고, 오른손으로 기둥을 꽉 잡았다. 임영웅은 “고소공포증이 없는데, 이거 타니까 없던 고소공포증도 생기겠다. 다리가 후들거린다”고 웃어 보였다.

◇ 키워드2 가창력과 장르확장: 흔들리지 않는 라이브 실력+다채로운 장르 소화

195분간 이어진 공연에서 임영웅은 흔들리지 않는 라이브 실력을 과시했다. 트로트로 출발한 선곡은 발라드, 블루스, 록, EDM으로 이어지며 가수로서 장르확장성을 꾀했다.

오프닝 무대 ‘무지개’를 시작으로 ‘런던보이’, ‘보금자리’, ‘계단말고 엘리베이터’ 등 에너지 넘치는 무대가 초반부를 흡입력 있게 만들었다. 댄서 립제이 안무가 더해진 ‘런던보이’를 비롯해 신곡 ‘홈’에선 댄서 크루 프라우드먼과 호흡, 약 100명의 댄서와 함께하는 메가크루 퍼포먼스로 화려함을 선사했다.

‘소나기’, ‘사랑해요 그대를’, ‘따라따라’, ‘이젠 나만 믿어요’ 등을 부르며 관객 호응을 유도했고,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켰다. 블루스, 록, 재즈 등 다양한 버전으로 편곡된 곡도 돋보였다. ‘아버지’, ‘모래 알갱이’, ‘우리들의 블루스’ 같은 발라드에선 감성적이면서도 쭉 뻗어나가는 가창력으로 귀를 황홀하게 만들었다.

트로트도 EDM도 임영웅이 하면 마치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어우러졌다. 중장년층 팬들에게 익숙한 ‘돌아와요 부산항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 ‘아파트’, ‘남행열차’ 를 부를 때 월드컵 경기장은 대형 노래방으로 변신했다. 홍경희 안무단과 함께 EDM으로 편곡된 ‘아 비앙또’, ‘두 오어 다이’, ‘히어로’를 부르며 선보인 댄스 실력은 아이돌 못지 않았다.

30분짜리 단편 영화로 제작된 신곡 ‘온기’ 뮤직비디오도 일부 공개됐다. 황폐해진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된 임영웅의 이야기다. 임영웅은 “단편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휴가를 가서 숙소에서 시나리오를 혼자 썼다”며 “감독님이 다 바꾸긴 했지만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소개했다.

뮤직비디오 출연을 계기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임영웅은 “연기에 도전해 볼까 싶다. 연기 선생님도 ‘제법이다’ 하셔서 자신감이 붙었다. 코미디, 액션, 로맨스도?”라고 말하자 객석에선 “안 돼”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주변이 웃음바다가 됐다. 뮤직비디오 풀버전은 OTT를 통해 공개된다.

◇키워드3 친화력: 귀가길까지 안전하게!

남다른 친화력은 콘서트 후에도 이어졌다.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 귀가하는 팬들에게 창문을 열고 일일이 인사했다. 상암동 사거리 일대가 순식간에 팬미팅 장소로 변했다. ‘영웅시대’ 팬들은 임영웅이 내미는 손 키스에 환호성을 질렀다. 이번 콘서트는 준비부터 실황까지 1년을 담은 영화로 제작된다. 오는 8월 28일 CGV에서 단독 개봉할 예정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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