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양=정다워 기자] 최고령 A매치 데뷔골 2위에 오른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주민규(울산HD)는 앞만 보고 간다.

주민규는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A매치 데뷔골 기록에 관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주민규는 지난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20분 김진수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득점했다.

이 골로 주민규는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골 2위에 올랐다. 주민규는 34세 54일의 나이로 A매치에서 처음 득점하며 지난 1950년 홍콩과의 친선경기에서 고 김용식(39세 274일)의 뒤를 이었다. 득점 외에도 뛰어난 경기력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0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

주민규는 “골을 넣으니 이렇게 인터뷰도 한다”라며 미소 지은 뒤 “기록을 듣고 나이가 꽤 많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 다르게 생각하면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에 동기부여도 된다”라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주민규는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등 전임 외국인 사령탑 체제에서는 대표팀에 들어가지 못했다. K리그 최고 스트라이커로 군림했지만 태극마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에도 A대표팀에 들어갔고, 마침내 골까지 넣었다.

주민규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가족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기 때문에 나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한을 풀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냥 늦게 발탁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고 이야기를 해주신 분들 덕분에 더 오래 버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3월에 이어 6월에도 대표팀에 들어가면서 주민규는 한결 편안하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대표팀 주축인 손흥민, 이강인과도 이질감 없이 섞여 뛰어난 팀 플레이를 보여줬다.

주민규는 “3월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조금 더 편해졌다는 것이다. 처음에 들어갈 땐 긴장도 됐고 어색했다. 부담감도 있었다. 이번엔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러면서 경기장에서도 좋은 모습이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만 34세의 많은 나이지만 주민규는 여전히 수준 높은 플레이를 구사한다. 2년 후 월드컵도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주민규는 “월드컵 꿈은 꾸지 않는다. 당장 앞에 있는 것부터 해결해야 그다음이 있다. 하나씩 풀어나갈 생각”이라면서 “일단 다음 A매치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골을 넣었으니 부담감도 사라졌다. 중국전에서도 내가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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