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콘택트 플레이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대세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뤄진 규정 변화가 이를 유도했다. 2016년 홈 출동 방지 규정을 시작으로 베이스 크기 확대, 아직은 시범 운영 중인 피치 클락 등 주자에게 유리하게 야구가 바뀌고 있다. 롯데 김태형 감독도 이에 맞춰 움직여야 함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 5회말 상대 콘택트 플레이 상황을 돌아봤다. 당시 LG는 1사 3루 오스틴 딘 타석에서 3루 주자 문성주가 2루 땅볼에 홈을 파고들었다. 계획된 콘택트 플레이로 문성주는 오스틴이 타격하는 타이밍에 맞춰 홈으로 질주했다.

롯데가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었기에 타이밍상 아웃 확률이 높아 보였으나 슬라이딩한 문성주의 발이 포수 정보근의 태그보다 빠르게 홈 플레이트에 닿았다. 김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독 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롯데 입장에서는 정보근의 태그가 다소 늦은 게 아쉬웠다.

김 감독은 “이제는 홈에서 태그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홈에서 블로킹이 안 되니까 포수 입장에서는 한 박자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며 “예전에는 포수가 그냥 막으면 됐다. 홈을 먼저 막은 다음에 태그를 했다. 주자도 포수가 홈을 막으니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같은 건 금지였다. 지금은 홈에서 충돌이 안 되니까 슬라이딩하는 경우가 많다. 콘택트 플레이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상대 콘택트 플레이에 실점했지만 롯데도 뛰는 것을 주저하는 팀은 아니다. 올시즌 도루 시도 83회로 5위. 도루 성공도 61회로 5위다. 도루 27개를 기록한 황성빈을 중심으로 다음 베이스를 노린다. 김 감독은 “빠른 것도 유리하지만 슬라이딩을 잘하는 게 특히 유리하다. 슬라이딩 기술이 좋으면 홈에서 타이밍이 늦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며 역동적인 플레이가 득점으로 이어짐을 강조했다.

섣부르게 시도하지는 않는다. 전날 결승점을 올린 순간도 그랬다. 김 감독은 9회초 선두 타자 윤동희가 2루타로 출루한 후 작전 없이 강공으로 간 것을 두고 “우리 팀 상황에서는 세 명 중 한 명이 안타를 쳐서 점수를 내는 게 확률이 높다”며 “주자가 3루에 있으면 앞서 말한 콘택트 플레이를 노릴 수도 있다. 그러나 2루에서는 3루로 보내기 위해 작전을 내는 것보다 그냥 맞붙는 게 낫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의도대로 롯데는 2사 1, 2루에서 나승엽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승기를 잡았다.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단계를 밟아가는 롯데다. 타자가 타석에서 적극성을 갖고 투수와 제대로 대결하는 게 첫 번째 단계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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