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포항=강예진 기자] ‘우승’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순간 손사래 친다. “아직은 절대 아니다. 조금씩 발전하는 단계다”라고 외친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은 차근차근 하나씩 바라본다.

포항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를 치른 시점 승점 37로 3위에 매겨졌다. 올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우승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지만 선두 김천 상무(승점 39)와 2위 울산HD(승점 38)와 격차는 단 1~2점이다.

지난달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울산과 시즌 두 번째 ‘동해안더비’에서는 2-1 승전고를 울렸다. 전반 1분만에 터진 홍윤상의 선제골과 19분 이호재의 페널티킥(PK)골로 일찌감치 두 골차 리드를 잡았다. 울산 고승범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한 골차 리드를 잘 지켜내면서 시즌 첫 맞대결이자 개막전 0-1 패배를 설욕했다.

절친이자 라이벌, 그리고 리그 3연패를 목표로 하는 울산 홍명보 감독은 “시즌 초와 지금의 포항은 차이가 난다. 어느 시점부터 포항만의 팀 컬러가 나오고 있다. 강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박 감독은 겸손했다. 부상자 때문에 최상의 스쿼드를 꾸리지 못한 울산을 이긴 것에 대해 ‘행운’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울산이라는 큰 산을 넘어 그 전에 가지고 있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남은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파이널라운드까지는 13경기를 남겨뒀는데, 포항의 현재 흐름이면 선두 경쟁에서 크게 뒤쳐질 가능성은 적다. 1라운드를 1위로 마친 후 2라운드 주춤하긴 했지만, 중요한 순간 승점을 챙기는 포항의 ‘태하드라마’는 유효하다.

‘우승’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박 감독은 들뜬 마음이 없다. 팀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기복 있는 골 결정력 등 해결해야 할 게 많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현재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순위를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박 감독은 “아직까지는 절대 (우승을 바라볼 수준이) 아니다.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지속한다면 우승에 대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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