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정신력,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감독으로 생각했다.”

대한축구협회(KFA)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홍명보 감독을 내정한 이유를 소상하게 밝혔다.

KFA는 지난 7일 A대표팀 새 감독에 울산 HD 홍 감독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3~2014년 A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홍 감독은 10년 만에 다시 A대표팀을 다시 이끌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난 뒤 A대표팀 사령탑은 공석이었다. 지난 3월과 6월, 각각 황선홍 감독과 김도훈 감독이 임시 감독을 맡았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차기 사령탑 선임 임무를 맡았지만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몇몇 전력강화위원들도 자리를 떠났다.

결국 이 이사가 대신해 유럽으로 떠나 일부 외국인 감독 면접까지 봤다. 하지만 결국 선택은 홍 감독이었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지도자로서의 경험, 행정가로서의 폭 넓은 시야를 갖고 있다. KFA의 철학,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연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홍 감독의 원팀, 원스피릿, 원골이 필요하다는 생각했다.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감독으로 생각했다. 자유로움 속 기강은 필요하다. 원팀 확립을 위한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이사와 일문일답.

-선임 과정은.

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이다. 2027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계약기간이다. 어려운 결정 내려준 울산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K리그와 울산 팬께 시즌 중에 떠나게 돼 죄송하고 사과의 말씀 드린다. 논의를 거쳐 1~2순위로 외국인 감독 후보로 올렸다. 누군지 이름을 밝히지 않겠으나 언론에 언급된 인물이다. 결과적으로 두 분과 협상은 무산됐다. 국내 체류 기간과 부과되는 비용이 문제였다. 대표팀 감독이 국내에 거주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협상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두 번째는 다른 국가 현직 대표팀 감독으로 우리와 협상 의지가 컸다. 소속 협회와 관계에 따라 무산됐다. 이후 전력강화위원회는 7차부터 10차까지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 나머지는 정해성 위원장에게 위임했다. 정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최종 후보로 결정된 5명을 이어받았다. 최종 후보자 5명 중 국내 감독은 홍명보 감독, 1명이었다. 외국인 4명 중 6차까지 과정 중에 인터뷰했다. 1명은 인터뷰 자체가 무산됐다. 나머지 2명은 대면 인터뷰를 하고 돌아왔다. 그 결과 최종 후보 중 홍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6월21일 10차 회의까지 진행한 뒤 실질적으로 최중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다. 외국인 감독 후보 2명에 대해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대면 인터뷰를 위해 출장 일정까지 잡았으나 정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10차 전력강화위에서 결정한 내용을 이어받았다. 5명의 위원분께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추후 이사회에서 추인받는다면 규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법률 검토를 받았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외국인 후보 2명은 대면 인터뷰했다. 5일 오전 한국에 도착했다. 어떤 결정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까 고민했다. 홍 감독 집 앞에서 오후 11시께 만났다. 홍 감독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바 있다. 홍 감독에게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속성에 대해 몇차례 이야기했다.

KFA 철학, 게임 모델 연계와 연결했을 때 빌드업시 라볼피아나와 비대칭 백스리 전형을 가져간다. 상대 공간을 활용, 상대에 맞춰 카운터어택, 콤비네이션 등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경기 템포 조절, 포지셔닝, 기회 창출도 보였다. 지난시즌 (울산을 보면) 빌드업, 압박 강도 1위 등 효과적으로 뛰었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지도자로서의 경험, 행정가로서의 폭 넓은 시야를 갖고 있다. KFA의 철학,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연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리더십이다. 홍 감독의 원팀, 원스피릿, 원골이 필요하다는 생각했다. 정신력,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감독으로 생각했다. 자유로움 속 기강은 필요하다. 원팀 확립을 위한 적임자로 판단했다. 외국인 감독의 국내 거주 이슈를 교훈삼아 K리그 선수를 체크하고 연령별 대표팀과 연계를 고려했다.

성과를 더 입증했다고 판단했다. 리그 2차례 우승, ACL 4강, 클럽월드컵, 연령별 대회 성공 경험 등이 있다. 당장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되는 만큼, 시간적으로 선수를 파악하는 데 힘들다고 판단했다. 클럽과 대표팀 운영은 다르다. 홍 감독이 대표팀에서 실패한 경험도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외국인 감독 후보자들이 유럽 빅리그 경험, 확고한 철학이 있는 건 존중하지만 홍 감독보다 뚜렷한 성과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대표팀에 입히기에 시간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충분한 체류 시간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았다. 재택 논란 리스크 존재를 무시할 수 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KFA, 홍명보호에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

-언제부터 대표팀을 이끌게 되나.

울산 구단에서 협조를 줬다. 차후 협의 후 울산에서 원하는 계획대로 의논해 나가겠다. 울산을 계속해서 이끌어나가는 건 어렵다.

-기술발전위원회는 17세 이하만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한 뒤 내가 기술위원장이지만 총괄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최종 후보를 받은 상태에서 누군가는 절차대로 진행해야 했다. 협회에서 이 일을 진행하라는 임무를 받고 추진했다.

-유럽 출장 이후 전력강화위원회에 제대로 보고가 됐는지.

현재 전력강화위원들과 미팅해야 하지만 다시 언론이나 외부에 노출되는 것이 두려왔다. 개별적으로 5명의 위원들에게 최종 결정을 해도 되는지 동의를 얻어낸 뒤 결정했다.

-홍 감독을 어떻게 설득했는지.

마지막 최종 3명에 대해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했다. 홍 감독이 나를 만나줄까, 미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두려움도 있었다. 2명의 외국인 감독과 미팅했고, 여러 철학을 듣고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임한 것에 감사드린다. 홍 감독은 절차상 온 거냐, 얼마나 나를 평가한 거냐를 질문했다. 왜 한국 축구에 헌신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KFA의 철학과 연령별 대표팀과 연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연봉 규모는 어떻게 되나.

3명의 후보자를 다 만나겠다고 정몽규 회장께 이야기했다. 모든 결정을 해나가라고 했다. 회장님께 보고는 안 했다. 김정배 부회장께 진행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외국인 감독과 동등하게 요구했다. 액수를 밝힐 수 없지만, 이제는 한국 감독도 외국인 감독 못지 않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안컵까지 맡긴 이유는.

모든 기술 파트에 권한과 책임을 줬다. 홍 감독을 단기간에 평가하는 것보다 가장 핵심인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과 연계를 위해선 충분한 시간을 주고 싶었다. 최소 유럽인 2명의 코치를 요구했고 홍 감독도 받아 들였다. 그렇게 되면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과 연계가 잘 될 것으로 본다.

-실제로 외국인 감독 성사 가능성이 있었는지.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하고 이어간다는 생각했다. 외부에서 외국인 감독의 추천도 받았다. 나 혼자 결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절차대로 했다. 최종 후보자를 받았기 때문에 그게 내 임무라고 생각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정상적인 역할을 했는지.

5분만 동의를 얻었다고 잘됐느냐는 내가 언급하기 어렵다. 협회 실무자, 법무팀 조언을 받았고 문제가 없다고 했기 때문이 진행했다.

-홍 감독과 협회간 접촉이나 공감대는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한국 축구가 어떻게 가야하는지 고민했다. 연봉 문제도 다 받아들였다. 고유의 축구 철학이 확고했다. 한 분이 인터뷰해줘서 고맙다고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훌륭한 감독이니까 앞으로 팀을 맡을 수 있다고 답했다. 두 후보를 짐작하실 것이다. 축구 철학이 너무나 강하고 확고하지만 과연 이 분들이 현 시점에서 우리 선수들이 적응해 나갈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 처럼 빌드업을 해오고 있다. 수비에서 롱볼을 사용해서 우리가 경쟁을 하면서 빠른 서포트하는 축구는 아니다. 이 부분이 잘못된 게 아니라 우리 선수들에게 맞을까. 미래를 위해서 가고 있는데 압박에 대한 철학을 요구하는 게 맞는가. 중동 국가에 가서 빌드업을 통해 기회 창출을 만들어야 하는데 수비 라인을 끌어 올리다보면 카운터 어택에 대한 대책이 나올 수 있을까. 10일 소집하는데 그 분들의 철학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울산이 기회 창출, 빌드업 1위를 하고 있다. 나의 경험과 지식을 비난해도 된다. 이러한 부분이 잘못됐다고 하면 받아들이겠다. 후회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홍 감독과는 접촉할 위치도 아니었다.

-5개월동안 100여명의 외국인 감독을 만났었는데.

97명의 후보자를 통해서 전력강화위원들이 최종 후보를 압축했다. 어떤 부분이 이렇다 저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선임 일정 보고를 전체적으로 들었고, 절차상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가 이야기했을 때 다른 것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모든 권한을 줬고 투명하게 절차대로 스스로가 결정했다.

-최종 결정은 혼자 내린 것인지.

3명의 후보자에 대한 결정은 내가 한 것이다. 강점과 약점이 선수들에게 어떤 게 적합할까. 주도하는 축구는 모든 경기를 주도하자는 것이 아니다. 감독이 계획한 것이 경기마다 달라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팬께 한 마디.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K리그, 울산 팬, 구단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울산에서 홍 감독을 보내주기로 해 감사드린다. 다시 한 번 울산 팬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나도 앞으로 울산을 계속해서 응원하겠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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