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용인=장강훈 기자] “부담감이 훨씬 큽니다. 출전선수 명단도 따로 나오니까….”

예기치 않게 논란의 중심이 됐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난해(?)한 출전 자격 요건 중 추천선수 제도의 난맥상을 짚은 과정에서 실증적인 예가 된 재미교포 선수 A 얘기다.

A는 올시즌 KPGA투어 12개 대회(공동주관 포함) 중 8개 대회에 출전했다. 예선을 치러 출전한 매치플레이를 제외하면 7개대회를 추천선수 자격으로 나갔다. 두 차례 컷오프를 통과했고, 제네시스 포인트 18점을 얻었다.

개막 전 하위권이던 시드번호를 중위권 정도로 끌어올렸다. 시드순위전을 포함해 시드번호 90번까지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데다 영구시드권자나 해외투어에서 활동 중인 선수 등을 제외하면, 후반기에도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일부 생긴 셈이다.

실제로 A는 11일 개막하는 군산CC 오픈에도 대기자 신분으로 기다린 끝에 출전자격을 얻었다. 2021년부터 3년간 KPGA투어 시드를 보유했던 기량을 일정부분 발휘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때아닌 논란의 중심에 선 A는 “추천선수로 KPGA투어에 출전하는 게 훨씬 더 부담스러웠다”고 토로했다. KPGA투어는 출전 요건 카테고리가 다양하다. 군산CC 오픈만 해도 영구시드부터 지난해 스릭슨투어(현 챌린지투어) 포인트 1위에 대회 유치자 자격 등이 각각의 카테고리로 자격을 얻었다. 여기에 추천선수는 명단을 따로 작성한다.

A는 “추천선수는 명단이 별도로 게시되므로 다른 선수들이 확인할 수 있다.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것보다는 추천한 후원사에 누가될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잘하면 추천한 기업도 면이 서는데,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괜히 눈치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챌린지투어에서 최선을 다해 자력으로 내년시즌 KPGA투어 시드를 따내는 게 맞다”고 다짐한 것도 같은 맥락. 그는 “올해 이렇게 많은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더 부담을 느낀 것일 수도 있다. 추천선수로 KPGA투어에 출전하면 외지인 느낌이 든다. 때문에 지난달부터는 훈련도 더 많이하고, 잡념을 떨쳐내고 기량을 가다듬는 데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렇게까지 골프에 열중하는 건 “한 번은 내 스타일대로 골프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미국과 캐나다,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 투어 퀄리파잉테스트에 모두 응시하는 등 풀시드 획득을 위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골프는 정답도 없고 완벽함도 없다. 그래서 매일 새롭고, 매번 배운다”는 말로 식지 않는 열정을 강조한 A는 “골프를 처음 시작해 꿈을 키운 곳이 미국이어서 PGA투어에서 뛰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순위를 지키기 위한 골프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골프로 한 시즌을 치르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 하니까 끊임없이 도전하고 부딪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골프선수다. 골프장은 직장이고, 내 업무는 골프를 잘하는 것”이라며 “시즌 초반에는 퍼터가 말썽이었는데, 새 코치를 만난 뒤 많이 향상됐다. 시즌을 어떻게 마칠지 모르지만, 될 때까지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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