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황혜정 기자] “쿠에바스가 꼼지락 거려서 거슬렸다!”

올여름 키움에서 가장 타격감이 뜨거운 타자 송성문이 타자 입장에서 느낀 피치컴(Pitchcom·투수와 포수 사이의 사인 교환 기계) 경험기를 말했다.

송성문은 1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SSG와 원정경기에 앞서 지난 주중 3연전에서 느낀 피치컴에 대해 “상대 투수의 구종을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

키움은 지난 주중 3연전을 KT와 치렀는데, 1차전 투수 웨스 벤자민과 2차전 투수 쿠에바스가 피치컴 장비를 차고 등판했다.

두 선수의 차이점도 있다. 벤자민은 피치컴 기계를 포수 장성우에 넘기고 수신기로 사인만 들었는데, 쿠에바스는 직접 피치컴을 차고 본인이 사인을 내렸다.

벤자민과 쿠에바스를 모두 상대해본 송성문은 “벤자민은 장성우 선배가 사인을 내리니까 별 생각 없었는데, 쿠에바스는 뒤돌아서 손을 꼼지락 거려서 그게 거슬렸다”며 웃었다.

송성문의 말을 분석하자면, 타자의 시선에 보이는 투수가 피치컴을 누르려고 손을 꼼지락 거리니 신경이 쏠렸다는 것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피치컴에 대해 “내가 타자라면 상대 구종을 생각할 시간이 없을 것 같더라. 타자에게 불리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송성문은 “오히려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좋았다. 손으로 수신호를 교환했을 땐, 상대 투수가 고개를 내저으면 무슨 구종을 던지려고 저러나 싶었는데 이젠 그런 생각을 안 해도 돼서 좋았다”고 말했다.

타자의 성향마다 피치컴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것 같다. 일단, 올여름 키움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송성문은 피치컴을 반겼다. 다만, 투수가 피치컴을 차고 손을 꼼지락 거리는 건 싫어하는 듯 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6일 전파 수신 허가를 받고 피치컴을 전격 리그에 도입했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하나둘씩 피치컴을 사용해보기 시작했고 현재까진 호평 일색이다.

KBO리그에서 1호로 피치컴을 사용한 KT 벤자민은 “타자에게 구종을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아 좋았고, 나도 무슨 공을 던질지 미리 준비하고 공을 던져서 좋았다”며 호평했다.

키움은 이날 SSG전 선발투수 김선기가 피치컴을 착용한다. 이미 전날 선발 투수 하영민이 피치컴을 착용하고 호투해 더 거부감이 없다. 이날은 김선기가 직접 수신호를 내릴 전망이다.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선수는 포수 김건희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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