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노화랑은 아티스트 그룹 잇은(itt-eun)의 개인전 ‘inter-’를 오는 28일부터 9월 1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각적 리듬을 창출하는 독창적인 조형미로 주목받는 잇은의 신작 18점이 공개된다.

잇은은 설치 작업을 담당하는 홍정욱 작가와 평면 작업을 맡은 김효정 작가의 협업으로 구성된 시각예술 그룹이다. 이들은 2015년부터 함께 작업하며,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조형미를 추구해왔다.

그룹명 잇은은 잇다에서 파생된 단어로, 김효정과 홍정욱 두 작가 간의 연결뿐만 아니라 공간과 작품, 작품과 관객 사이의 연결을 의미한다. 예술을 통해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inter-’는 ‘사이’를 의미한다. 이는 두 작가의 협업 방식에서 드러나는 주제이기도 하다. ‘잇은’은 언어적 소통 없이 오직 시각적 관찰만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김효정의 회화에 홍정욱의 구조물이 더해지거나, 그 반대의 방식으로 작품이 완성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설명은 배제되며, 상대방의 조형에 자신만의 색을 더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루어진다. 작업에 걸리는 시간은 즉각적일 때도 있지만, 며칠,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작업에 간섭하지 않는 이유는 각자의 시각성을 존중하며 최대한 발현시키기 위해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을 반영하여 작품을 확장시킨다.

잇은의 작품은 전통적인 캔버스의 틀을 벗어나 있다. 점, 선, 면 등의 기본적인 도형 요소들이 다양한 구조와 틀 위에서 교차하며 배치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평면적, 입체적 요소들의 상응을 통해 새로운 조형미가 드러난다. 특히 새롭게 선보이는 모빌 작품은 가느다란 와이어에 매달린 오브제들이 미묘한 균형을 이루며, 관객에게 공간적, 시간적 요소를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와이어와 우드볼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잇은 특유의 섬세한 디테일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작가들은 “작품의 완성은 작업실이 아닌 그것이 연출되는 공간에서 이루어진다”며, “전시장 벽면에 드리워진 그림자와의 조화, 작품 간의 거리, 그리고 작품과 관객 사이의 교감을 통해 변화하는 상호작용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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