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초반은 뭔가 밸런스가 안 맞는 듯했다. 실점도 했다. 이내 자기 것을 찾았다. 결과는 호투다.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이 자신의 첫 가을야구 선발 등판에서 호투를 뽐냈다.

원태인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플레이오프 2차전 LG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7안타 2볼넷 3삼진 1실점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선보였다. 투구수 104개를 기록하며 미친 역투를 선보였다. 데일리 MVP도 원태인의 몫이다.

삼성 선발진에서 ‘믿고 보는’ 카드다. 정규시즌 28경기 159.2이닝, 15승 6패 119삼진, 평균자책점 3.66을 찍었다. 2024년 정규시즌 다승왕이다. 2년 만에 10승 투수 지위를 되찾았다. 4년 연속 규정이닝도 있다. 명실상부 삼성 젊은 에이스다.

의외로 가을야구는 경험이 많지 않다. 2021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불펜으로 나서 1.1이닝 2안타 2볼넷 1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딱 한 경기다. 그마저도 썩 좋지는 못했다.

시간이 흘러 2024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섰다. 결과는 호투다. 전광판 기준 시속 150㎞까지 나온 속구에 체인지업-슬라이더를 섞어 LG 타선을 제어했다.

1회는 썩 좋지 못했다. 안타-안타-땅볼로 1점을 줬다.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새.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뭔가 마뜩잖은 듯했다. 2회에도 안타-볼넷-희생번트로 1사 2,3루에 몰렸다. 그러나 김범석을 삼진으로, 홍창기를 좌익수 뜬공으로 막고 이닝을 끝냈다.

흔들린 건 딱 여기까지다. 3회부터 순항했다. 6회까지 안타 딱 2개 맞았다. 그것도 산발이다. 3회 1개, 6회 1개. 7회 안타 3개 맞고 2사 만루에 몰렸다. 100구를 넘기면서 힘이 살짝 빠졌다. 김윤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윤수가 오스틴을 땅볼 처리하며 원태인의 실점도 더 올라가지 않았다.

9월22일 키움전 등판 후 23일 만에 다시 실전에 나섰다. 감각이 떨어졌을 수 있다. 게다가 어떤 투수에게나 1회는 어렵다고 한다. 두 가지가 겹친 셈이다. 그리고 원태인이 슬기롭게 극복했다. 1~2회 3안타 1볼넷 허용인데 딱 1실점. 충분히 괜찮다.

덕분에 삼성도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전날 2차전이 열리기로 했지만, 비가 오면서 순연됐다. LG에 유리할 것이라 했다. 원래 엔스가 선발이었는데, 이번 가을 맹위를 떨친 손주영으로 바뀌었다. 타자들도 하루 더 쉴 수 있었다. 염경엽 감독도 웃었다.

원태인이 가로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선도 다득점에 성공했다. 원태인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뽑은 점수만 6점이다. 득점 지원을 받으니 원태인의 피칭도 또 수월해진다. 결과는 삼성의 승리다. 여러모로 질 수 없는 경기가 됐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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