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파이팅 해라.”

웃기는 했지만, 마냥 웃기도 모호한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하다. ‘한국시리즈’라는 무대에 오르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삼성 강민호(39)가 옛 동료들을 말했다.

강민호는 2004년 롯데에 입단해 2017년까지 뛰었다. 시즌 후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고, 삼성의 손을 잡았다. 현재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

정규시즌 통산 2369경기 출전. 역대 최다 경기 기록 보유자다. 강민호를 빼면 2300경기도 없다.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다. 국가대표 경험도 차고 넘친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한국시리즈는 얘기가 다르다. 개인을 넘어 팀이 잘해야 오를 수 있는 곳. 지독할 정도로 강민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리고 2024년 마침내 문을 열었다.

삼성이 정규시즌 2위에 올랐고, LG를 누르며 한국시리즈까지 왔다. 강민호 개인 첫 한국시리즈다. 심지어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결승포를 쏘며 자신의 힘으로 올라왔다.

덩달아 소환된 선수가 있다.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 중 최다 경기 출전’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들이 있다. 강민호가 롯데 출신이기에 같은 롯데 시절 선수들의 이름이 나왔다. 손아섭과 전준우, 정훈이다.

손아섭은 롯데-NC에서 통산 2058경기 나섰다. 역대 20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22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유이한’ 선수가 강민호-손아섭이었다. 이제 손아섭만 남았다.

전준우가 통산 1725경기다. 정훈은 1399경기.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들이지만, 한국시리즈 무대는 아직 오르지 못했다. 매년 목표로 잡지만, 만만치 않다.

강민호는 “(손)아섭이가 플레이오프 2차전 끝나고 연락이 왔다. ‘형 드디어 냄새 맡네요’ 하더라. 4차전 끝나고는 아직 축하 문자가 없다. 배 아파서 안 보내는 것 같다. 내가 먼저 보내지는 않겠다”며 웃었다.

또한 “나도 한국시리즈 한 번도 못 올라간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이번에 뗄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 기분이 많이 ‘업’ 됐다”며 “아섭이나 (전)준우, (정)훈이도 할 수 있다. 파이팅 해라”고 했다.

NC와 롯데 2024시즌은 끝났다. 2025년 다시 도전한다. 강민호에 이어 ‘꼬리표’를 떼는 선수가 또 나올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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