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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플래카드. 출처 | 트위터 계정 @ssemoo

[스포츠서울]정대세도 이제 이별을 받아들이고 있다.

8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남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수원 구단 훈련장엔 팬들이 급하게 만든 플래카드가 하나 내걸렸다.

‘언제나 응원할게 대세’.

특히 ‘응원’이란 단어를 붉은색으로 강조하면서 정대세가 어디를 가든지 항상 지지하고 싶은 수원 팬들의 마음을 전했다. 그의 일본 J리그 시미즈 이적은 지난 6일 스포츠서울 등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국내 언론 보도 뒤에도 침묵을 지켰던 정대세 역시 8일 오전부터는 사실상 인정하기 시작했다. 팬들이 그의 트위터에 남긴 아쉬움의 글을 리트윗하고 있다.

그는 전남전에서 수원 삼성 선수로서의 홈 고별전을 갖는다. 12일 부산전은 원정이고, 이후 2주간의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그는 주황색 시미즈 유니폼을 입고 J리그로 유턴한다. 수원 입장에선 아쉬운 순간이다. 정대세가 올시즌 11골 9도움을 기록하며 2013년 입단 뒤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이런 컨디션만 계속 유지한다면, 전북을 추격해 2008년 이후 7년 만에 수원이 K리그 클래식 정상에 오르는 것도 가능한 듯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프로는 돈이고,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바뀐 올시즌 그에게 연봉 대폭 삭감을 밀어붙인 수원과의 결별은 이제 눈 앞으로 다가왔다.

수원이 주전 공격수를 J리그 꼴찌 팀에게 내준다…. 수원은 선수의 맹활약이 관중 증가와 흥행으로 직결되는 몇 안 되는 K리그 구단이라고 생각한다. 전면 유료화 정책에도 주말경기 1만 관중을 꾸준히 유지, ‘규모의 경제’를 이뤄가고 있는 수원에게 좋은 선수는 곧 수입이 될 수 있다. 모기업의 좀 더 발전적인 마인드가 요구된다.

어쨌든 시간은 흐르고 정대세는 떠난다. 내가 3년간 지켜본 정대세는,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라서 그런지 그 누구보다도 프로의 개념이 확고하다. 그래서 작별을 앞두고도 간절하게 뛰며 수원에 승점을 보태주고 있다. 프로로서 몸을 사리지 않는 그가 전남전에서 빅버드 마지막 골을 선물하고 가기를 기대한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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