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컨트리 주법
그래픽 | 김정택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자연 지형을 활용한 코스에서 펼쳐지는 장거리 종목이다. 눈으로 덮인 길을 오갈 때 스키를 주요 이동 수단으로 삼은 북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오랜 전통을 지녔다. 스포츠로 거듭난 건 구체적으로 확인되진 않았으나 대다수 종목 관계자들은 1760년대 노르웨이 군인이 설원에서 스키를 이용한 경주 대회를 연 것이 시작이라고 여긴다.

크로스컨트리는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1회 대회에서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열렸다. 동·하계 종목을 통틀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할 만큼 동계스포츠의 상징적인 종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2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6회 대회에서 처음으로 여자 경기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첫 올림픽에서는 남자만 참가한 가운데 18㎞와 50㎞ 두 종목만 열렸다. 여자 경기가 도입되면서 10㎞ 종목이 추가됐다. 최근엔 남녀 모두 6개 종목으로 세분화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12개의 금메달(남자 6, 여자 6)을 두고 경쟁하는 데 스피드스케이팅과 더불어 단일 종목으로는 최다 메달이 걸려 있다. 남자는 개인 스프린트와 팀 스프린트, 15㎞ 개인출발, 30㎞ 스키애슬론, 50㎞ 단체출발, 4×10㎞ 계주 종목이 진행되며 여자는 개인 스프린트와 팀 스프린트, 10㎞ 개인출발, 15㎞ 스키애슬론, 30㎞ 단체출발, 4×5㎞ 계주 종목이 펼쳐진다.

알파인 종목과 다르게 크로스컨트리는 폭이 좁고 길이가 짧은 스키를 사용한다. 부츠는 움직이기 편하도록 앞부분만 고정돼 있으며 뒤꿈치는 떨어져 있다. 경기 코스는 오르막과 평지, 내리막 비율이 각각 3분의1로 구성돼 있다. 참가 선수들은 클래식과 프리스타일 두 가지 주법을 사용한다. 클래식은 스키가 평행을 이룬 상태에서 오른팔과 왼 다리가 교차하는 동작이 특징이다. 평지와 오르막에 관계없이 사용하는 데 빠른 걸음을 걷는 것처럼 두 팔로 한 번에 폴질을 하며 전진하는 방식이다. 반면 1950년대에 등장한 프리스타일은 스케이팅하듯 V자로 스키를 벌리고 11자로 폴을 찍고 힘차게 양발을 활용해 전진한다. 클래식보다 속도가 빠르다.

종목별로 적용하는 주법이 다르다. 남자 15㎞와 여자 10㎞ 개인 출발은 선수가 15~30초 간격으로 출발해 클래식 주법으로 우열을 가린다. 출발 순서는 국제스키연맹(FIS) 세계랭킹 뒷순위부터다. 남자 50㎞와 여자 30㎞ 단체출발은 프리스타일 주법으로 참가자가 화살표 대형으로 모였다가 동시에 출발한다.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가 화살표 꼭짓점에 선다. 개인 스프린트는 단거리 경기로 남자 1~1.8㎞, 여자 0.8~1.6㎞를 클래식이나 프리 주법으로 주행한다. 팀 스프린트는 남녀 같은 거리를 각각 2명의 선수가 3~6구간을 교대로 타는 계주 경기다.

스키애슬론은 동시 출발 경기로 남자 30㎞, 여자 15㎞를 주행한다. 최초 절반의 거리는 클래식 주법, 반환점을 지나면 프리스타일 주법으로 바꾸어 주행하는 경기다. 4명이 한 조를 이루는 계주도 1, 2번 주자는 클래식 주법으로 3, 4번 주자는 프리스타일 주법으로 주행해야 한다. 남자팀은 총 40㎞ 거리를 한 선수가 10㎞씩 주행한다. 여자팀은 총 20㎞ 거리를 한 선수가 5㎞를 달려 승부를 겨룬다.

평창올림픽에서 이 종목이 열리는 경기장은 평창군 대관령면 솔봉로 325에 있는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다. 7500여 관중(좌석 4500석)을 수용하는 이 경기장에선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노르딕 복합 종목이 열린다.이미 수차례 동계체육대회와 FIS 극동컵 등 굵직한 대회를 통해 테스트를 거치면서 호평을 받았다. 2월 10~25일 이곳에서 크로스컨트리 종목이 일제히 열린다. 특히 평창올림픽 1호 금메달과 마지막 102번째 금메달 모두 크로스컨트리에서 나온다. 내달 10일 오후 4시15분 열리는 여자 15㎞ 추적에서 1호 금메달이 탄생하고 2월25일 여자 30㎞ 단체출발에서 102번째 마지막 금메달 주인공이 가려질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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