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네번째골 이동국, 신태용 감독 눈앞에서 무력시위
전북 후반 교체투입된 이동국이 20일 전북현대와 FC서울 경기 막판 팀의 네번째 골을 성공시킨후 환호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2006년 생각이 났다.”

이동국이 권창훈을 위로했다.

프랑스 디종이 소속팀인 미드필더 권창훈은 이날 열린 2017~2018 프랑스 리그앙 최종전 디종-앙제전에 선발 출전해 활약하다 후반 31분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그는 오른 다리를 땅에 거의 짚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구단과 소속 에이전시는 권창훈의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을 알리며 러시아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고 털어놓았다. 신태용호 공격의 핵심이었기 때문에 그의 부상 소식은 이날 내내 화제였다.

그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가 바로 전북의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2002 한·일 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한 뒤 절치부심, 4년 뒤 독일 월드컵을 앞두곤 최고의 골감각을 이어나가고 있다. 포항 소속이었던 2006시즌 초반 7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월드컵 참가 의지를 불태웠다. 딕 아드보카트 당시 대표팀 감독도 이동국을 주전으로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월드컵 개막 두 달여를 앞둔 2006년 4월5일 포항-인천전에서 볼을 몰고 질주하다 혼자 넘어지면서 이동국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른 그는 결국 재활차 건너간 독일에서 월드컵 경기를 지켜봤다.

20일 전북-서울전 뒤 만난 이동국은 “경기 전 창훈이 소식을 들었다. 안타깝다”며 “2006년 생각이 났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경험을 살려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 “선수는 좋을 때 다친다. 더 좋을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한다. 이게 끝이 나이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란 마음 가짐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도 2002년에 탈락하고, 2006년에 다쳤지만 지금 이렇게 오래 뛰고 있다. 지금의 부상이 약이 되고 도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인 이날 서울전에서 팀의 4번째 골을 넣으며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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