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두 팔 벌린 이동국
이동국과 조현우.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창과 방패, 공격과 역습, 포백과 스리백, 포르투갈과 브라질의 대결이다.

지난 해 우승컵을 나란히 들어올렸던 두 팀이 2019년 K리그1 공식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이동국과 조현우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두 스타가 각 팀의 정체성을 알리며 그라운드에 설 예정이어서 시선을 더욱 모은다. 전북이 쉽게 이길 것 같지만 대구는 이변을 노래하고 있다. ‘전주성 빅뱅’이 펼쳐진다.

전북과 대구는 내달 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같은 날 다른 두 경기가 오후 4시에 열리기 때문에 전북-대구전이 올해 한국 프로축구의 그랜드 오프닝을 알리는 무대가 된 셈이다. 전북은 지난 1993~1995년, 2001~2003년 등 두 차례 3연패를 이룬 성남 이후 첫 3연패에 도전한다. 대구는 지난해 기적 같은 FA컵 우승 여세를 몰아 새해 K리그1 4강을 외치고 있다. 그래서 첫 판은 더욱 양보할 수 없는 90분이 될 전망이다. 전북은 승리는 물론 다득점까지 노린다. 대구는 빈 손이 아닌, 승점 1이라도 챙겨 돌아가겠다는 자세다.

두 팀 플레이 스타일이 정반대여서 예측이 더욱 어렵다. 전북은 K리그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팀답게 화려하다. 전북은 김신욱과 한교원 로페즈 아드리아노 티아고 등 기존 창 외에 K리그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선민을 비롯해 포항 출신 올림픽대표 이근호, 지난해 영플레이어 수상자 한승규를 영입했다. 그러나 전북의 간판 스타는 역시 이동국이다. 두 달 뒤 만 40세가 되는 이동국은 전북 입단한 2009년부터 지난 해까지 10년 연속 두 자리수 득점의 위업을 이뤘다. 여전히 창은 날카롭고, 플레이는 “축구에 눈을 떴다”고 해도 좋을 만큼 무르익었다. 올해는 3관왕을 외치는 포르투갈 출신 조세 모라이스 신임 감독을 받쳐주기 위해 주장직까지 다시 맡았다. 모라이스 감독은 공격적이지만 투박했던 기존 팀 전술을 존중하며 세밀한 패스까지 반영, 업그레이드된 전북 만들기를 외치는 중이다. 1~2선을 넘나들며 도움에도 능한 이동국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전북에 이동국이 있다면 대구엔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맹활약을 통해 세계적인 골키퍼로 거듭난 조현우가 있다. 월드컵 스웨덴전과 독일전에서 신들린 선방을 선보인 조현우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초심을 잃지 않았다. 대구의 6강 경쟁및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그가 다니는 곳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구름 팬들이 몰려들어 사인 공세를 펼쳤다. 마침 전북의 취약점이 골키퍼여서 이번 개막전은 조현우의 존재감이 더욱 빛날 자리가 됐다. 대구는 조현우 위에 스리백으로 탄탄한 수비를 구축하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국내 최고 수준의 외국인 공격 듀오인 세징야와 에드가가 역습 때 위력을 발휘한다. 대구를 지휘하는 브라질 출신 안드레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을 비롯해 지난해 멤버들을 잘 지켰다. 이게 바로 영입”이라며 “모라이스 감독이 한국 와서 고생 좀 할 것”이라는 말로 개막전 파란을 다짐했다.

문선민과 김대원의 속도 축구도 볼거리다. 러시아 월드컵 국가대표 문선민은 로페즈와 좌·우 날개를 이뤄 전북의 공격 스피드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탁월한 쇼맨십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축구 메카로 떠오른 전주성을 휘감을 전망이다. 벌써부터 새 세리머니를 예고하고 나섰다. 올림픽대표인 21살 공격수 김대원은 대구가 3년간 키워 만들어낸 역작이다. 김민혁 홍정호 최보경 등 전북의 ‘형님’ 수비수들을 무너트리기 위해 그라운드를 겁없이 달릴 영건이다.

몰아치고 받아치는 다채로운 공격의 향연, K리그가 모처럼 선보이는 외국인 사령탑간 개막전 대결, 스타플레이어들의 혼신을 다하는 플레이, 그리고 3만 관중까지…. 달라지는 K리그가 전북-대구전을 통해 문을 연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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