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홀 페어웨이 대화를 나누는 최경주 전가람
‘탱크’ 최경주(오른쪽)가 16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 전가람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영종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경기 내내 흐뭇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스스로도 “나이스 버디만 실컷 외치다 라운드를 마친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탱크’ 최경주(49·SK텔레콤)가 모처럼 고국팬 앞에 섰다. 한층 날렵해진 몸매로 갤러리들에게 인사한 최경주는 아들뻘인 후배들의 샷 하나 하나를 세심히 지켜보며 감탄을 연발했다.

최경주는 16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파71·704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2019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바꿔 1언더파 70타를 쳤다. 공동 52위권이지만 “하루하루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야 한다. 하루하루 지나면 컨디션이 좋아질 것이다. 4~5개면 톱10으로 보고 있다. (우승)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내일 위해 오늘 잘 쉬고 준비 잘 할 거다. 바로 퍼팅 훈련하러 갈거다. 그린 스피드를 놓쳤다. 겁이 난다. 보이지 않는 결을 많이 타더라. 자신있게 때려야하는데 꺾일까봐 두려움이 생기더라”며 웃었다.

9번홀 드라이버 티샷후 볼의 방향 바라보는 최경주
‘탱크’ 최경주(오른쪽)가 16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 티샷을 한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2008년부터 12년 연속 SK텔레콤 오픈에 참가하고 있는 최경주는 “백스윙이 안될 때까지 오겠다. 한국에 한 번씩 왔다가면 에너지를 얻는다. 미국생활 20년 했다. 봄 가을로 한 번씩 와서 경기하면 기운도 난다. 대회장에서 어른들보면 옛날 생각도 난다. 앞으로 어떻게 가야할지 생각도 한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인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자라는 수식어가 알려주듯 한창 코리안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현역 선수들에게는 우상이다. 최경주는 ‘디펜딩 챔피언’ 권성열, 지난대회(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 우승자 전가람 등과 같은 조로 라운드를 했다. 전가람은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합쳐 7언더파 64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최경주는 “젊은 친구가 사근사근하니 붙임성도 좋더라. 여유도 많아 보이더라. 특히 오늘은 샷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아이언을 볼에 대면 핀으로 가더라.(웃음) 모처럼 좋은 친구를 봤다”고 말했다.

전가람 역시 “우상인 최경주 프로님과 함께 경기해 영광이었다. 최경주 선배님 책을 5번 이상 봤다. 경기 끝나고 옷에 사인도 받았다”며 상기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런 전가람에게 최경주는 “날이 잘 서있으니까 계속 유지하라. 몸도 정신력도 생활도 잘 유지하면 엄청난 자산이 된다. 이 자신이 곧 개인의 비지니스”라고 덕담했다. 그는 “큰 아들보다 두 살 많더라. 나는 전가람 나이 때 만날 70대 후반 스코어였다. 볼 컨택도 좋아 정말 정확하게 샷이 들어가는 소리를 오랫만에 들었다”고 칭찬했다.

7번홀 퍼팅후 갤러리에게 인사하는 최경주
‘탱크’ 최경주(오른쪽)가 16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 갤러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후배들을 위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최경주는 최근 PGA투어 AT&T 바이런 넥슨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성훈과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스스로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 상대가 잘친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급해진다. 지금 6~7명 정도 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10년 전 나와 비교하면 후배들이 훨씬 잘 친다. 그런데 가끔씩 보면 상대를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내 골프를 지켜나가 상대가 덤벼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OB가 없다. 트러블샷, 이미지네이션하는 샷을 못한다. 미국은 남의 홀가서 치고 피해서치고 돌려치고 이런 경험을 한다. 웹닷컴 통해서 PGA투어 진출한다. 경험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코스 변별력 확실해야 한다. 40~60위권에 한 스트로크로 몰려 있다. 한 타로 컷 탈락이 되는 세계다. 이런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공격적으로 쳐야 한다”고 밝혔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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