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한용덕 감독, \'최근 타격 부진하지만 현재 베스트 라인업\'
한화 한용덕 감독이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19 KBO리그 한화와 키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절박한 심정으로 욕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화 한용덕 감독이 사령탑이 아닌 투수 출신 대선배로서 한화 투수진에 진심어린 조언을 하고 있다. 연습생으로 시작해 프로 통산 120승을 거둔 대투수가 된 한 감독의 뼈있는 한마디다.

한 감독은 1987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연습생 투수로 입단해 통산 120승을 거둔 프랜차이즈 레전드다. 통산 방어율도 3.52다. 2004년 한화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고 2006년 한화 투수코치를 거쳐 2012년 후반기 감독대행을 한 적 있다. 2015년부터 두산에서 투수코치, 수석코치로 활동하다 지난해부터 친정팀 한화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정식 감독 데뷔 첫해였던 지난 시즌 한화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올시즌 역시 한화의 체질개선을 이끌고 있는 한 감독은 여전히 마운드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김범수와 김민우(이상 24) 등이 선발로테이션을 돌고 있고, 장민재(29)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화의 마운드는 완성형으로 볼 수 없다. 김성훈(21), 서균(27), 박주홍(20) 등도 더 성장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의 각축장이 된 한화 마운드지만 한 감독의 성에 차지 않는다.

[포토]장민재-송광민과 하이파이브 나누는 한용덕 감독
한화 한용덕 감독(오른쪽 둘째)이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키움의 경기에서 키움에 승리한 뒤 장민재(왼쪽), 송광민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한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다쳐서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확 못 잡으니 안타깝다. 절실함이 크지 않아 그런지 악착같이 하는 모습이 없다. 좀 더 절실하면 노력하는 게 보일텐데 경기장에서 전투력있는 눈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올해 역투를 펼치고 있는 장민재를 칭찬했다. 한 감독은 “장민재는 눈빛이 좋아졌다. 사실 (장)민재의 조건들은 기존 후보들보다 못하다. 구속도 느리다. 그러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열심히 한다. 욕심을 내는 게 보인다. 이전에는 어느 정도 던지면 그만 던지고 싶어하는 모습이었는데 이제 그렇지 않다”고 칭찬했다.

한 감독은 어린 시절 야구를 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연습생 신분으로 어렵게 야구공을 다시 잡았고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야구에 매달렸다. 그는 “배팅볼도 던지다 정식선수가 됐고 처음에는 패전처리로 시작했다. 그러나 붙박이 선발투수 1명이 다치며 내게 기회가 왔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정말 온힘을 다헀다. 어떻게 하면 잘 던질 수 있을까 고민하며 낮이든, 밤이든 공을 갖고 살았다. 상대에게 얻어 터지고 나면 분해서 잠도 못잤다. 다음 경기에는 그 분함을 곱씹으면서 던졌다”고 회고했다.

레전드 투수로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한 감독도 어렵게 기회를 잡아 절박하게 야구에 매달렸다. 단순히 프로에서 던지게 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뛰어난 선수가 되려고 끊임없이 욕심을 내며 100승 투수가 됐다. 이제 선수단 전체를 이끄는 사령탑까지 올라갔지만 한 감독은 이제 막 기회를 잡은 어린 후배들에게 감독이 아닌 야구 선배로서 체득한 교훈을 강조하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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