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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신인왕 박지현(19)이 U-19(19세 이하)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에 선발됐다. 가드나 포워드가 아닌 센터 포지션에 박지현의 이름이 들어갔다.
박지현은 2019 국제농구연맹(FIBA) U-19 여자농구월드컵에 출전할 여자농구대표팀 12인 명단에 포함됐다. U-18 대표팀은 지난해 조별예선에서 강호 호주를 꺾었고 신장 열세에도 대회 막판까지 저력을 과시하며 4위로 대회를 마무리해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U-19 여자농구월드컵은 다음달 20일부터 28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이번 대표팀에서 박지현은 가드 이소희(BNK)와 함께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그런데 박지현의 대표팀 내 포지션은 센터다. 185㎝인 박지수는 청주여고 센터 이수정과 함께 대표팀 최장신이다. 센터 포지션인 수피아여고 이해란(180㎝)과 신한은행 최지선(178㎝)보다도 크다. 정예림(숭의여고·175㎝), 고나연(분당경영고·174㎝), 선가희(국민은행·177㎝), 엄서이(춘천여고·175㎝) 등 포워드진에도 박지현보다 큰 선수는 없다. 작은 신장 탓에 국제무대에서 한국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 스피드와 파워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얇은 선수층 탓에 어린 선수 중에도 큰 선수가 없다보니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장신 박지현이 국제대회에선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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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은 지난 시즌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WKBL에 데뷔했다. 대표팀에서도 박지현을 가르친 적 있는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시즌 내내 박지현에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도록 했고 맞는 옷을 찾느라 고심했다. 위 감독은 “박지현은 확실히 재능과 센스를 타고 났다. 박지수(국민은행·196㎝)처럼 당장 리그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가르쳐주면 빠르게 습득하고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서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어느 정도 두루 소화하는 게 장점이지만 결국 나중에는 제 포지션을 찾아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도 고민이다. 박지현은 팀에서 가드와 포워드 위주로 뛰었다. 비시즌 동안 제 포지션을 찾아 그에 맞춰 훈련을 시켜야 하는데 박지현이 대표팀에 차출됐다. 그는 은퇴한 우리은행 임영희 코치의 빈 자리를 메울 후보 중 1명이지만 이달 말 대표팀 훈련에 들어간다. 대표팀에서 센터로 뛰게 될 경우 소속 팀에서의 포지션에 혼선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타고난 능력과 선수층이 얇은 한국적 특수성이 다재다능한 박지현을 센터까지 소화하는 전방위 선수로 내몰고 있다. 씁쓸한 한국 여자농구의 현실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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