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독특한 외모는 아닌데, 이 배우가 그 배우였다니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다.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드는 그의 연기는 작지만 또렷한 족적을 남기며 한편 한편 필모그라피를 쌓아가고 있다.


새하얀 피부에 청순한 분위기, 특유의 살짝 찡그리는 듯한 표정. 고양이상의 이 배우는 짧은 등장임에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작품마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 대중의 뇌리에 남아있는 배우다.


오아연은 지난해 267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깜짝 흥행에 성공한 영화 '곤지암'의 여주인공을 맡아 처음 이름을 알렸다. 공포 영화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데 이어 인기리에 방영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해 임팩트를 남겼다. 게이샤로 위장한 의병 소아 역을 맡아 비밀에 둘러싸인 한 여성을 그려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극중에서 그는 화려한 게이샤 복장을 입고 등장,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자연스럽게 소화해 '진짜 일본인인가?' 궁금하게 만들 정도로 섬세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게이샤인 척 위장을 하고 일본인들을 소탕하는 의병으로 활약하며 주인공인 김태리(고애신)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안정적인 연기력을 펼치며 극의 몰입을 끌어올린 오아연은 의병, 일본군, 미국군 등 다양한 캐릭터가 쏟아졌던 이 드라마에서 꽤나 독특한 조연으로 역할했다.


이후 웹드라마 'WHY'를 통해서는 솔직함과 털털함이 매력인 소설 마니아 송다인 역을 맡아 사랑스러우면서도 허당기 있는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선택한 드라마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에서 오아연(조아라)은 극 중 임수정(배타미)의 눈에 들어 포털사이트 바로에 채용된 신입사원으로 또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극중에서 오아연은 매번 면접에서 떨어지기 일쑤인 취업 준비생이지만 타고난 센스와 직관으로 유니콘 본부장 배타미의 눈에 띄어 배타미가 이직하는 바로에 스카웃된다. 서류전형도 면접도 없이 특채로 바로에 입사한 그는 특유의 '포털 마니아' 기질과 남다른 감으로 승부사인 배타미의 모니터 요원으로 활약한다.


학연 지연 없는 사회초년생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낸 명장면도 만들어냈다. 배타미와 함께 경쟁사인 1위 포털사이트 유니콘의 간판 작가 문수영(김백작)을 만나러간 자리에서 수수한 복장과 끈떨어진 에코백 때문에 김작가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검블유 미생'으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


'내 재능을 펼치리라'라며 패기 있게 입사했지만 출신 학교를 묻는 매너 없는 일들에 휘말리곤 한다. 그래도 자신을 데려온 배타미의 얼굴에 먹칠하지 않기 위해 본인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부딪히고 다시 일어난다.


오아연은 청춘의 성장통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표현해내며 안방극장에 공감을 선사했다. 그는 참았던 설움을 터트리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상사의 칭찬 한마디에도 행복해하는 사회 초년생의 풋풋함을 선보였다. 이처럼 캐릭터의 감정선을 안정적으로 소화해내며 존재감을 빛낸 오아연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배우로 기억되고 있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킹콩 by 스타쉽, 영화 스틸컷, tvN 방송화면 캡처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