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출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비선출’ 선수들. 왼쪽부터 박지훈, 지승재, 장진호. 수원 |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몸은 힘들었지만 표정과 목소리는 밝았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선보였다는 뿌듯함이 앞섰다. ‘제2의 한선태’를 꿈꾸는 ‘비선수출신’ 3총사는 그렇게 첫 쇼케이스를 마쳤다.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트라이아웃 참가자 중 비선수출신은 총 3명이다. 파주 챌린저스에서 뛰고 있는 박지훈(내야수), 장진호(투수), 지승재(외야수)가 그들이다. 파주 챌린저스 유니폼을 입고 도전장을 낸 세 선수는 10개 구단 스카우트가 보는 가운데 저마다의 능력을 어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트라이아웃이 끝난 뒤 만난 세 선수의 표정에선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긴장감과 설렘이 겹친 복잡미묘한 감정 속에 제 기량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서 나온 아쉬움이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지승재는 “재밌었다. 긴장을 해서 100% 실력을 못 보인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박지훈은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고 야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꿈 하나로 독립구단에서 열심히 했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세 선수에 앞서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쇼케이스를 펼친 후 프로에 지명돼 1군 무대까지 밟은 ‘기적의 사나이’가 있었다. 바로 한선태(LG)다. 한선태의 기적은 세 선수에게도 꿈과 희망을 더 키울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 박지훈은 “한선태 선수와 같이 뛴 적은 없지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비선출로서 프로 무대의 벽을 깨줬다. 그러면서 독립 구단에 대한 프로 구단의 시선이 우호적으로 바뀌었고 관심도 올라갔다. 고마운 선수다”라고 말했다. 한선태와 중학교 때부터 함께 운동을 했던 장진호는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아카데미에서 운동을 했는데 야구를 잘하는 친구로 기억한다. 한동안 연락이 끊겼다가 고양 원더스에서 다시 만났다. 한선태의 성공으로 군대에 다녀와서도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들보다 기량은 떨어지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강조한 세 선수는 스카우트에게 말하지 못한 자신들의 강점을 어필했다. 박지훈은 “간절함만큼은 다른 선수들보다 2~3배 더 크다고 자신한다. 오늘은 실수를 했지만 수비에 강점이 있다. 한선태 선수가 프로에 입단하면서 최초의 투수기록을 만들었다면 최초의 야수기록은 우리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승재는 “아쉽긴 하지만 오늘 보여준 것보다 실력이 낫다. 파주에 와서 다시 한 번 보고 평가해줬으면 좋겠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장진호는 “엘리트 선수들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 백지에 구석 부분만 채워진 상태다. 그만큼 나머지 부분을 채울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 뭐든 흡수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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