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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들이 5일 군산월명야구장 넥센과의 경기전 장비를 말리고있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 때 KIA의 제2구장으로 활용하던 군산 월명구장은 2013년 이후 프로 경기가 열리지 않고 있다. 쌍방울이 해체된 이후 전북을 연고로 한 야구단이 사라진 터라 군산 야구팬의 성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2년 전 얘기다. KIA 조계현 단장이 부임 초기 군산상고 야구부 활성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당시 시장과 면담을 하던 자리였다. 모교인 군산상고 야구부가 해체 위기에 놓여있다는 얘기를 들은 뒤 야구부 출신 동문들을 결집해 ‘역전의 명수’라는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전 군산시장은 “이제 KIA 단장이 되셨으니 군산에서 경기를 좀 해 달라. 군산 팬들이 KIA를 얼마나 기다리는 데 그렇게 야멸차게 외면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고 한다.

[포토] KIA 유니폼 입은 광주제일고 정해영
‘2020 KBO 신인 드래프트’가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1차에 KIA에 지명된 광주제일고 정해영이 유니폼을 입은 후 조계현 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 단장은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으로 “군산에 대한 연고권이 사라진지 좀 됐다”면서 “우리한테 말씀하시면 우리도 입장이 난처해진다”며 껄껄 웃었다. 당시 시장은 군산상고가 여전히 KIA 연고권인줄 알았던 모양이다. 자초지정을 설명한 뒤에야 시장도 납득했다고 한다.

군산의 유일한 고교야구팀인 군산상고는 2013년 NC의 1차지명 연고지역으로 바뀌었다. 광역연고제에서 도시 연고제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정책이 바뀐데다 경남지역에 고교야구팀이 적은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KIA 입장에서는 남의 텃밭에서 홈 경기를 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경남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가 선뜻 군산을 제2구장으로 선택하기도 어렵다. 지역정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정경기나 다름없는 열악한 현실은 그 다음 문제다.

제2구장 활용을 두고 여러 얘기가 오가지만 1차지명 제도 폐지와 함께 도시 연고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가장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축구 종가’ 영국에서도 경기를 개최하는 시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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