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황희찬 \'폭풍 드리블\'
황희찬이 지난 6월11일 이란과 평가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잘하면 잘할수록 아쉬움이 남는다. 황희찬(23·레드불 잘츠부르크)은 ‘벤투호’에서 더 효과적으로 뛸 수 없을까.

황희찬은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펄펄 날며 맹활약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4골6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골3도움, 총 6골9도움으로 15개의 공격포인트를 만들었다. 이제 겨우 10월이 됐을 뿐인데 압도적 존재감으로 잘츠부르크 공격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수준 높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통한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황희찬은 조별리그 1차전 헹크전에서 1골2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시즌 챔피언 리버풀을 상대로도 1골1도움을 추가했다. UE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센터백 버질 판다이크를 따돌린 후 득점하는 장면은 유럽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잘 나가는 황희찬은 잘츠부르크 투톱 시스템에서 빛나고 있다. 황희찬은 주로 엘링 홀란드와 짝을 이뤄 공격을 이끈다. 홀란드는 떠오르는 2000년생 신예 스트라이커로 신장 194㎝, 체중 87㎏의 강력한 피지컬을 갖춘 선수다. 홀란드가 최전방에서 중심을 잡으면 황희찬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형태로 공격 기회를 만드는 게 최근 잘츠부르크의 패턴이다. 전형적인 ‘빅앤스몰’ 콤비네이션으로 볼 수 있다. 두 조합이 합을 맞춘 가운데 잘츠부르크는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 무려 9골을 뽑아냈다.

고민은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와 달리 대표팀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100%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황희찬은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부임 후 출전한 11경기에서 단 1골만을 기록했다. 원인을 황희찬의 부진으로 꼽을 수는 없다. 황희찬은 벤투호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뛰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대부분 측면 공격수로 나섰고, 심지어 지난 9월 조지아전에서는 스리백 측면 수비수를 담당했다. 공격적인 임무를 맡지 못하면서 골과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금 컨디션의 황희찬이라면 벤투 감독은 여러 공격 조합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표팀에는 손흥민과 황의조라는 탁월한 공격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적절한 포메이션과 구성을 만든다면 벤투호 공격력은 배가 될 수 있다. 여러 선택지가 있다. 황의조와 황희찬을 투톱으로 내밀고 손흥민을 측면이나 2선으로 돌리는 방법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스리톱을 구성해 공격에 힘을 주는 전술도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세 선수 중에 홀란드처럼 타깃형 스트라이커는 없기 때문에 약속된 패턴의 플레이를 숙지하고 경기에 임해야 전술적인 혼란을 막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손흥민과 황의조, 황희찬 등은 모두 활동량이 많고 자유롭게 2선과 측면, 수비 뒷공간으로 움직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역할이 겹칠 우려가 존재한다. 결국 벤투 감독이 전술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최근 황희찬의 공격력을 묵히기는 아쉽다는 사실이다. 유럽 챔피언을 상대로도 통했던 드리블과 폭발력, 결정력을 벤투호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월드컵 예선 통과는 훨씬 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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