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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왼쪽)과 박찬호.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수도 없이 흔들린 KIA가 단단한 내일을 위한 재도전에 나선다.

25일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는 올시즌 프로야구를 빛낸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진행된 2019 KBO리그 시상식에서 KIA 에이스 양현종(31)은 평균자책점상을, 유망주 박찬호(24)는 도루왕의 영예를 안았다.

KIA에 의미있는 수확이었다. 올 한해 KIA는 유독 시린 시즌을 보냈다. 지난 5월 16일에는 김기태 전 감독이 자진사퇴했고, 이후 팀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정규시즌 최종 성적 7위로 아쉬운 한 해를 마무리했다. 불과 2년 전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던 KIA의 뼈아픈 1년이었다.

수없이 흔들리던 와중에도 묵묵히 제 갈 길을 걸어온 양현종과 박찬호의 행보는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올시즌 초반만 해도 양현종의 부진은 극복하기 어려워보였다. 지난 4월까지 평균자책점은 8.01이다. KIA도 리그 최하위인 10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5월 19일부터 7차례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반전의 서막을 알렸고, 올시즌 최종 성적 29경기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부진이 깊었기에 빈틈도 있었지만, NC 양의지, 두산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MVP 후보 최종 3인에도 포함됐다.

이날 시상식 직후 양현종은 “MVP 수상 자체가 인정 받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내가 받으면 논란이 될 거로 생각했다. 오히려 받을까 봐 긴장했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다음 시즌을 위한 각오도 함께다. 그는 “더 열심히 해서 떳떳하게 (MVP를)받겠다”고 다짐했다. 개인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과도기에 서 있는 팀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험이 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아야 한다”며 변화의 중심에 있는 KIA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젊은 피’ 박찬호는 올시즌 39도루를 성공하며 도루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KIA 출신 중 13번째이자 2014년 프로 데뷔 후 처음 얻은 개인 타이틀이다. 박찬호에게 올시즌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었다. 2014년 KIA에 입단한 후 처음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총 133경기에 출전해 2홈런 49타점 타율 0.260을 올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의미있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그는 “저에게 너무 과분했던 해다. 큰 상을 받았고 감사한 기회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시상식 직후에는 “그래도 제가 뭘 하나 하긴 했다. 프로야구 역사에 제 이름이 들어간 것 아닌가. 뿌듯하다. 진짜 야구 선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개인보단 팀을 우선으로 설정했다. 박찬호는 “올해 실망하신 팬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내년에는 한 단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금의 KIA를 만든 양현종과 앞으로의 KIA를 이끌 박찬호의 수상은 개인타이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두 사람 역시 개인의 영광보다는 다음 시즌 팀의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새로운 감독과 달라진 전력으로 반등을 노리는 KIA 미래는 그래서 더 든든하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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