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박유천이 돌아왔다. 어떤 사과나 해명도 없이.

마약 투약 파문으로 연예계를 은퇴한 전 JYJ 출신 박유천이 지난 10일 SNS 공식 계정을 개설한 후 매일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앞서 태국에서의 유료 팬미팅, 그리고 동생 박유환이 진행하는 트위치 스트리밍 출연과 SNS 활동까지 비추어 볼때 박유천의 복귀나 은퇴 번복이 예상된다.

박유천은 지난해 4월 마약 투약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혐의가 인정 된다면 이것은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서 제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왔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박유천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마약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오며 말 그대로 전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시도한 것이 들통났다. 그리고 180도 달라진 태도로 1차 공판에서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하며 선처를 바랬고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과 마약 치료, 추징금 140만 원을 선고받아 실형을 면하게 됐다.

하지만 석방 이틀 후 박유천은 동생 박유환의 SNS를 통해 팬들이 보낸 팬레터와 선물 등을 깔아두고 인증하는 모습을 남기며 누리꾼의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또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지난해 1월 태국에서 유료 팬미팅 ‘러브 아시아 위드 박유천’을 열고 “많이 힘들지만 잘 이겨내 다시 활동해 보겠다”며 사실상 은퇴 선언을 번복했다.

박유천

일각에서는 박유천이 연예계 복귀 계획이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그의 행보는 컴백을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 박유천은 자숙기간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선언한 조건부 은퇴 상황이다. 물론 박유천의 복귀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 그의 복귀를 바라는 팬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과거에도 적지 않은 연예인이 각기 다른 이유로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를 번복하고 돌아와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그런 과정 속에는 연예계 복귀에 대한 진정성 있는 모습이나 사과가 먼저 선행됐다면 박유천에게는 이런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적어도 박유천은 연예계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면 필로폰 구매 및 투약한 혐의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이고 법적으로 책임을 진다고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거짓말로 대중을 속이려 했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이나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라는 의미를 가진 ‘엄이도종’(掩耳盜鐘)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 승상 여불위가 만든 ‘여씨춘추’에서 유래한 이 말은 모든 사람이 그 잘못을 다 알고 있는데 얕은 꾀를 써서 남을 속이려 하는 잘못을 꼬집고 있다. 박유천 역시 지난해 자신이 뱉은 말과 행동을 아직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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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해 4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박유천.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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