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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왼쪽)과 염기훈.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K리그를 대표하는 두 베테랑 이동국(41·전북 현대)과 염기훈(37·수원 삼성)이 자존심을 건 개막전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시즌 극적으로 리그 3연패에 성공한 전북과 FA컵 우승팀 수원이 8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0시즌 K리그 공식 개막전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뤄졌던 개막전인 만큼 많은 관심을 끈다. K리그 첫 80골-80도움 고지를 앞둔 이동국과 염기훈이 펼치는 자존심 대결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K리그 22번째 시즌을 맞는 이동국은 224골 77도움으로 80-80클럽 가입에 도움 3개를 남겨두고 있다. 73골 106도움을 기록 중인 염기훈은 7골이 모자라다.

◇이동국의 선전포고 “저희 팀 동료들이 조금 더 잘하지 않나요?”

이동국은 올시즌 또 한 번 K리그 최초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전인미답의 300 공격 포인트 달성에 성공한 이동국은 80-80을 정조준한다. 3개의 도움을 더하면 된다. 그는 “저나 (염)기훈이나 주변의 동료들이 훌륭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기록이다. 누가 먼저 달성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겸손함을 보이면서도 “저희 팀 동료들이 조금은 더 잘하지 않나 싶다(웃음)”라며 신경전을 펼쳤다.

80골-80도움 달성을 위해선 팀 성적도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전북의 시즌 출발은 불안하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경기에서 전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1무1패에 그쳤다. 부진을 씻기 위해서도 개막전 승리가 필요하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전북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수원에 앞선다. 최근 10경기 상대 전적에서도 6승3무1패로 우위에 있다. 이동국은 “5년 동안 수원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는 6년째가 될 것”이라고 선전포고하면서 “수원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이 뒤져있는데 개막전에서 동률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동국의 말대로 역대 전적에서는 수원이 30승23무29패로 1승 앞서 있다.

무관중 경기도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이동국에게도 무관중 경기는 낯설기만 하다. 이동국은 “많은 시즌을 치렀지만 개막이 미뤄진 건 처음이다. 오랜 시간 기다린 만큼 개막이 더 간절한 것 같다”고 기대하면서 “(무관중 경기를 하면) 평가전을 하는 기분이 들 거 같다. 팬들의 함성은 선수들을 한 발 더 뛰게 하는 힘이 있는데 아쉽다. 또 승리 후 ‘오오렐레’ 세리머니를 함께할 팬이 없다는 것은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염기훈의 맞불 “동국이 형 기록 빠르게 따라가 봐야죠!”

염기훈에게도 지금껏 K리그에서 누구도 해내지 못한 80-80은 충분히 욕심이 날 법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7골을 추가해야 하는 그는 이동국의 뒤를 쫓는 추격자 입장이다. 그는 “동국이 형은 정말 대단하다.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지 않나. 80-80 달성을 두고 경쟁을 펼치지만 저보다 동국이 형이 먼저 가입할 거 같다”고 이동국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저도 빠르게 따라가 봐야죠!”라며 맞불을 놨다.

염기훈 개인에게뿐 아니라 팀에도 승리가 절실하다. 수원은 지난 시즌 개막 2연전에서 울산, 전북을 만나 연달아 패했다. 전북을 상대로는 0-4 완패를 당했다. 지난 시즌 전북을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한 수원이다. 더욱이 수원은 절치부심하고 나선 올시즌 ACL에서도 2경기 모두 패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반전이 필요하다. 염기훈은 “항상 첫 경기는 어려웠고 힘들었던 거 같다. 전북도 저희와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오래 기다린 팬들이 있으니 개막전부터 멋진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염기훈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무관중 경기가 어색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는 “평가전을 하는 느낌을 받을 거 같다. 특히 후반에 힘들 때 팬들이 응원해주면 힘이 나서 더 뛰곤 하는 데 무관중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아쉬워하면서 “이제는 모든 선수가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유관중으로 전환될 때까지 조금만 더 힘내서 경기장에서 뵀으면 좋겠다”고 팬들을 향한 애정 어린 말도 잊지 않았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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