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수원 삼성과의 FA컵 8강전 앞둔 성남 김남일 감독
성남FC 김남일 감독이 2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성남FC와 수원 삼성의 8강전에 앞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0. 7. 29. 성남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전술 틀을 깨고, 주전 경계를 허물었다.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인 성남FC ‘김남일호’가 8월 희망을 그리는 이유다.

김남일 감독이 이끄는 성남이 수도권 구단으로는 유일하게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에 오르면서 오름세 발판을 마련했다. 이 기세를 8월 K리그1으로 옮길지 주목할 만하다.

5월 무패를 달리다가 6월 무승 부진에 빠져 리그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성남은 7월 공식전 5경기 연속 무패(2승3무)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리그 3경기 연속 무패(1승2무)를 달성했고 FA컵 16강전에서 대구FC를 승부차기 끝에 누른 데 이어 8강에서도 수원 삼성을 1-0으로 꺾었다. 수도권 구단 중 유일하게 4강에 오르면서 우승 팀에 주어지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 획득에 나서게 됐다. 7월 첫 경기였던 포항 스틸러스전만 해도 0-4로 패하는 등 공수 균열을 다잡지 못했던 성남은 최근 무패 기록도 주목받지만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공수 안정을 되찾았다.

넉넉하지 않은 스쿼드에도 주전-비주전 벽을 온전히 무너뜨린 게 주효했다. 개막 이후 두달간 양동현~권순형~김영광(GK) 등 공수에 베테랑 선수가 무거운 책임감을 떠안으며 고군분투했다. 아무리 경험 많은 이들이어도 상대가 마음먹고 집중 견제하면 홀로 이겨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남일 감독은 최근 김현성~박태준~김동현~전종혁(GK)을 공수 주력 요원으로 쓰면서 팀에 새로운 엔진 역할을 맡겼다. 모두 주어진 기회에서 제몫을 해냈고 선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수원과 FA컵 8강에서는 리그에서 주로 교체로 뛴 크로아티아 공격수 토미가 모처럼 선발로 나서 후반 선제 결승포를 터뜨리며 화답했다. 지난해 리투아니아 리그 득점왕(27골)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은 토미는 낯선 한국 무대에서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이전까지 리그 5경기 교체 출전로 뛰며 1골에 그쳤다. 경기 직후 그는 “공격수인 만큼 골을 넣으면서 팀을 도와야 하는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이번 골로 좋은 모습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감독도 “토미에게 (리그에서) 기회를 꾸준히 주려고 하는데 (교체)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부담을 안고 있었는데 오늘 경기로 더 좋아지지 않을까. 경기 출전 시간을 좀 더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여름 이적생이자 국가대표 공격수인 나상호가 실전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고 임승겸~연제운~이창용 스리백 라인은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과감한 스쿼드 변화를 가능하게 한 건 김 감독이 지난 동계전지훈련서부터 그려온 전술 틀을 깨고 선수 개인전술과 의지를 극대화하기로 마음을 바꾸면서다. 그는 최근 “올해 우리만의 색깔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았나. 지금은 유연성을 두려고 한다. 무조건 후방 빌드업이 아니라 때론 심플하게 전방으로 (롱볼 위주로) 때리기도 한다. 최근 그런 게 잘 들어맞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은 ‘김남일호’ 출범 이후 아직 K리그1에서 홈 승리가 없다. 공교롭게도 다음 홈경기는 유관중 체제로 전환하는 1일 오후 7시 FC서울전이다. 김 감독은 “(관중 입장은) 굉장히 기대한 순간이다. (수용규모) 10% 관중에 불과하나 선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면서 홈 첫 승을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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