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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조선 시사 “탐사보도 세븐” 출처|TV 조선

[스포츠서울 최민우 인턴기자]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씨와 친엄마가 유산 상속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TV 조선은 23일 시사 프로그램 ‘탐사보도 세븐’에서 ‘구하라가 불 붙인 부모의 자격’이라는 주제로 비양육자 부모 문제를 다뤘다.

구호인 씨와 친엄마는 각각 제작진과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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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조선 시사 “탐사보도 세븐” 출처|TV 조선

먼저 구 씨는 친엄마의 그간 행적을 언급하며 부모의 역할을 하지 않은 어머니에 대한 원망 섞인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까지 연락을 하면서 지내왔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 동네 아주머니 같았다”라며 헤어졌다 다시 만난 어머니의 첫인상을 전했다.

이어 구하라가 생전 어머니를 그리워했고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조언한 대로 친모를 찾아간 적이 있었지만 오히려 어머니와 만남으로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구하라가 쓴 일기장에는 “엄마가 보고 싶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어머니에게 외면 당한 상처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한 말을 반복해서 써 내려간 흔적도 있었다.

오빠는 동생의 죽음에 어머니의 책임도 있다면서 장례식에서 친모와 겪은 갈등을 소개했다.

상주복을 달라는 친모에게 “상주복 안 입었으면 좋겠다. 하라가 죽은 데에는 어머니 책임도 70%는 있다”라며 말다툼을 했다고 했다.

그러던 중 휴대전화 불빛이 비치길래 확인해보니 모든 대화 내용을 녹음하고 있었다며 “동생 재산을 노리고 왔다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씁쓸해 했다.

장례가 끝난 뒤 동생의 집을 정리하면서 친모가 변호사를 선임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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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조선 시사 “탐사보도 세븐” 출처|TV 조선

반면 친모는 “언론에 내가 바람 나서 자식을 버렸다고 보도가 됐더라. 그래서 아들 구호인이 오해를 하고 있다”라면서 자신이 자식을 버린 매정한 친모로 오해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당시 호인이, 하라는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 그때는 살기 위해서 집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라가 이렇게 되니까 모든 것이 나로 인해서 그랬다고 한다”라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7년까지 연락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경제적으로 힘들었으며 몸이 아팠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 뒤로는 자녀들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딸이 죽고 난 직후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말은 어떻게 된 것이냐”라고 묻자 그는 “장례식장에서 한탄하며 울고 있는데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그걸 보고 아들이 대화를 녹음하고 있다고 오해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된 마당에 언니가 아는 변호사가 있으니 한번 찾아가 보라고 했다”며 변호사 선임 이유를 밝혔다.

제작진은 친모의 언니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의 입장을 들어보기도 했다.

친모 언니는 “조카의 장례식장에서 쫓겨난 동생을 보고 화가 났다. 지인이었던 변호사가 자식의 유산 상속도 똑같이 부모에게 돌아온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동생한테 조언해 준 것이다”라며 해명했다.

그러면서 “부모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으나 나라 법에 따라서 (유산 상속을) 해야 한다. 혼자서 태어난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고인의 유산을 상속받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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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조선 시사 “탐사보도 세븐” 출처|TV 조선

한편 구호인 씨는 보호·부양의무를 외면한 가족이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구하라 법’을 지난 3월 20대 국회에 입법청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20대 국회 임기 종료로 법안은 국회 법사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구 씨는 “구하라법이 만들어져도 우리가 법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친부모에게 버림 받고 평생을 외로움과 그리움 속에 살아왔던 나와 동생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면서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관심을 촉구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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