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지난 27일 방송된 SBS ‘선미네 비디오 가게’에서는 가수 신해철의 인생사가 조명됐다.

이날 신해철의 절친이었던 가수 윤상은 방송에서 비디오 가게를 찾아 그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가 떠난지도 어느 덧 6년이 흐른 지금, 윤상은 “20대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 내가 겪은 신해철이란 친구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하고 싶었다”며 그를 떠올렸다. 신해철과 데뷔동기이기도 한 윤상은 “처음 만났을 때는 1집, 만나기 전 인기 작곡가였기에 날 알고 있었고 저도 88 대학가요제 신해철을 알아봤다”면서 “68년생 동갑내기라 빠르게 친해졌다”고 말했다.

신해철은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의 리드보컬로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당시 22살 신해철이 만든 ‘그대에게’는 3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응원가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윤상은 “신해철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게 어디서 증명이 되냐면 엄정화, 이승기, 전람회의 앨범을 프로듀싱 했다”면서 “신해철이니까 가능했던 거다”라고 전했다. 철학적인 가사도 아직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또다른 인기곡 ‘민물장어의 꿈’은 신해철의 마음 속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윤상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서 사후에도 널리 대중에게 회자되고 있다. 윤상은 “어떻게 제목을 ‘민물장어의 꿈’으로 지었을까 생각이 들었고, 마치 그의 일기장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신해철은 윤상과 노땐스라는 테크노 밴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당시 세계적인 사운드 엔지니어까지 가세했던 ‘노땐스’의 앨범에 대해 윤상은 “해외 음악과 비교했을 때 뭐가 부족한지 찾아봐라 라는 마음으로 음악을 했다. 갈 데까지 가보자 하는 마음이었다. 돈 아까운 줄 모르고 했던 작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음악 장비들 때문에 호텔을 빌려 앨범 작업을 했는데 훗날 호텔비로 엄청난 제작비를 자비로 탕감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92년 신해철이 속한 넥스트는 4집 앨범을 끝으로 전격해체됐다. 신해철은 “음악을 하는 것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면 문제없어,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해, 다음을 위해서 우리 자체를 부숴서 새로운 걸 만들려는 각오다”며 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을 보였다.

윤상은 “남들이 할 수 없는 걸 찾아 보여준 친구”라면서 “노랫말이 주는 울림도 크기에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이유다, 신해철은 두 부분 직접 작사했다. 누구보다 가사에 고민이 많았을 뮤지션”이라 회상했다.

특히 신해철은 사회적인 개념 발언을 하는 아티스트로도 유명하다. 윤상은 “대표적으로 동성동본을 응원해던 노래도 있어, 가사 속에 의미를 담아냈던 작가”라고고 말했다. 윤상은 “서슴없이 솔직담백하게 멋있게 표현했던 친구, 민감한 제도에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봤던 뮤지션”이라 설명했다. 또한 신해철은 끊임없이 규제에 반발하고 제 목소리를 내는 독설가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가 오랜 시간 진행했던 라디오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신해철은 스스로 자신을 마왕이라 칭하며 청취자들과 유대감을 높여갔다.

그러면서 윤상은 “이 친구가 제 곁을 떠나고 몇 년 동안 친구의 공백을 느껴, 떠나고 2-3년이 지나고 젋은 시절을 생각하니 내게 가까웠던 친구임을 느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으로 윤상은 “시간을 흐르고 보니, 청춘이라 부를 수 있는 시간에 함께했던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 너였니”라고 말하면서 “너였으면 내가 좀 더 다른 방법으로 너를 보냈을 텐데, 그래도 마지막에 한 번 손을 잡게 해줄 수 있게 해줬던 것에 감사하다”고 담담하게 마음을 전했다.

melody@sportsseoul.com

제공|SBS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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