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이동국이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 | 전북 현대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전에서 승점 1만 추가하면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올시즌 대구와의 맞대결에서 두 번 모두 승리한 만큼 전북의 우승 가능성은 높다. 사실상 지난 라운드 울산 현대전 승리를 통해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올시즌 우승 세리머니는 전주성에서 열릴 전망이다.

일요일 결과에 따라 전북은 K리그 최초 4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과거 일화 천마(1993~1995), 성남 일화(2001~2003)와 함께 3년 연속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북은 최초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더불어 성남과 동률을 이루고 있는 최다 우승(7회) 횟수를 하나 늘려 8회로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라선다. 명실공히 K리그 최고, 최강의 팀으로 공인받는 수순이다.

이번 우승은 이동국의 마지막 타이틀이라는 점에서의 의미가 더 크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동국은 전북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전설이다. 이동국은 전북이 K리그 우승 트로피 얻는 모든 순간을 함께했다. K리그에서 만년 하위권에 있던 전북은 이동국과 함께 도약했고, 리그 1강의 팀으로 올라섰다. 전북의 상징 그 자체인 이동국이 떠나는 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동국도 은퇴기자회견에서 “아내와 평소 마무리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야 한다고 했다. 짜놓은 것처럼 흘러가는 것 같다.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하고 은퇴하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그 순간에 제가 있다고 하면 좋을 것 같다. 해피 엔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우승하고 축구화를 벗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북은 설레임 속에서도 차분하게 최종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동국은 29일 은퇴 기자회견 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팀에 복귀해 훈련하며 대구전을 준비했다. 이동국은 여전히 위력적인 실력을 보유하고 있고, 부상에서는 완벽하게 회복됐기 때문에 선발 혹은 교체로 출전해 팀 공격을 이끌 전망이다.

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1만201명만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전석이 매진됐다. 이동국이 떠나는 길을 함께하려는 전북팬의 예매 전쟁이 벌어져 암표 판매 문제까지 대두될 만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주성 방문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전주에 내려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축구단에 대한 애정이 커 평소에도 세밀하게 신경쓰는 것으로 유명하다.과거에는 최강희 감독, 김상식 코치 등을 직접 만나 격려하기도 할 만큼 축구단을 소중하게 여긴다. 하지만 그런 정 회장도 경기장까지 찾은 적은 없다. 2016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게 전부였다. 확실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업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승리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가급적이면 경기장까지는 안 오시는 것으로 안다”라고 귀띔했다. 그랬던 정 회장이 전주를 직접 찾는다는 것을 보면 새삼 이동국 은퇴경기가 얼마나 큰 행사인지 실감하게 한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