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전북 현대, 이동국의 20번 영구 결번
전북 이동국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전 전북 현대와 대구FC의 경기 후 진행된 은퇴식에서 허병길 대표로부터 영구 결번이 선언된 유니폼 액자를 받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 11. 1. 전부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2021년, K리그에는 이동국이 없다.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을 간판으로 활약했던 그가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어렵다.

이동국은 지난 10여년간 K리그의 간판, 얼굴 노릇을 했다. 이동국은 실력과 대중적 스타성을 겸비한 몇 안 되는 프로축구에서 전무후무한 존재였다. 단독의 존재감으로 프로축구 전체를 압도할 만한 수준의 인지도를 갖췄다. K리그나 전북 현대는 몰라도 이동국을 모르는 대중은 많지 않다.

사실 한국에서 프로축구선수가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기는 쉽지 않다. 대표팀 축구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잘 아는 분야지만, K리그 자체의 대중성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K리그에서 아무리 유명한 선수라 해도 일반인 사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동국은 달랐다. 이동국은 유럽에서 성공한 것도 아니었고, 월드컵을 통해 전국적인 스타로 등극한 것도 아니었다. 원래 스타이긴 했지만 축구선수는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과거의 영광만으로 인기를 지속하기 어렵다. 이동국은 선수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북을 넘어 K리그를 상징하는 선수가 된 것도 그의 능력과 인기가 비례했기 때문이었다. 직접 골을 넣는 포지션이라 미디어에 노출되는 빈도수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마침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친근하고 대중적 이미지까지 얻으며 자연스럽게 ‘셀럽’이 됐다. 이제 이동국과 그의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이 큰 관심을 끄는 수준에 이르렀다.

전북과 K리그는 이동국을 통해 많은 홍보 효과를 누렸다. 전북엔 많은 스타들이 있지만 그 누구도 이동국에 범접하지 못했다. 이동국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은 전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아이템이었다. K리그도 이동국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여러 활동을 펼쳤다. 각종 행사나 미디어데이,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이동국은 빠지지 않았다.

이제 전북과 프로축구는 이동국 대신 새로운 스타를 찾아야 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대안은 없다. 기성용, 이청용처럼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국가대표 출신 스타들이 있지만 이들은 골을 넣는 포지션은 아니라 임팩트 면에서 이동국과 비교하기 어렵다. 전북 관계자는 “대안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앞으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잘하는 젊은 선수들은 대부분 유럽으로 떠난다. 전북은 물론이고 K리그에서 이동국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선수는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발언을 했다.

K리그 차원에서도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할 시기다. 얼굴 구실을 했던 이동국이 없는 상황에서 K리그를 대표할 만한 스타가 탄생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프로축구연맹은 올림픽대표팀 멤버들이 새로운 간판으로 떠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송민규나 조규성, 정승원 등 스타성을 갖춘 영건들이 다음해 열리는 올림픽에서 두각을 드러내 주목받고 K리그에 활기를 더하기를 바라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이동국이 없는 것은 분명 아쉽고 빈 자리가 크게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빈 자리를 채우기를 바란다. 다음해에는 올림픽도 있으니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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