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배우 윤여정의 재치있는 수상소감으로 전세계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개최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최초는 물론 아시아인 최초다.

이날 화상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윤여정은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 어떻게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후보에 올라 정말 영광이다. 아, 이제 수상자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 별세에 애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특히 고상한 척하는(Snobbish) 영국 사람들에게 받게 돼 기쁘다"라며 위트 섞인 감사 인사를 전해 사회자와 여러 후보자들의 웃음을 이끌었다. 수상소감이 끝난 후에는 큰 박수가 이어졌다.

윤여정의 "고상한 척하는 영국인"이라는 재치 넘치는 표현은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도 윤여정의 소감을 언급하며 윤여정의 기자회견 인터뷰를 담았다.

매체는 윤여정에게 "해당 소감이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윤여정은 "그렇다. 제가 영국을 여러번 방문했을 때 고상한 척한다는 분위기를 느꼈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이게 내 솔직한 느낌이었다"라고 답했다. 또한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 윤여정은 "나에게 지금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묻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턴트지도 윤여정의 해당 수상소감이 모두를 즐겁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트위터에는 "우리의 마음을 훔친 윤여정에게 축하를 보낸다"라는 축하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윤여정의 수상 소감 영상도 첨부됐는데 리트윗 수가 3시간 만에 2900여 회를 나타냈다. 또한 "축하한다"는 팬들의 세계 팬들의 축하글로 도배됐고 수상 소감이 위트 넘쳤다는 반응과 '미나리'로 큰 감명을 받았다는 메시지들도 이어졌다.

다른 배우들의 수상 관련 게시물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리트윗 수와 댓글수로 세계 팬들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로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했으며 윤여정, 한예리, 스티븐 연, 앨런 김, 노엘 조가 출연했다.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는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외국어영화상, 음악상, 캐스팅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여우조연상만 수상하게 됐다.

이제 '미나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향한다. 오는 25일(현지시각) 열리는 오스카에 '미나리'는 여우조연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다시금 트로피를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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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주)판씨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