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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국민은행 박지수(왼쪽)와 강이슬. 제공|WKBL

[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국민은행 못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

청주 국민은행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WKBL 역대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시즌을 마치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지난해 허무하게 놓쳤던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거머쥐며, 통합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에이스’ 박지수와 ‘이적생’ 강이슬을 앞세워 역대급 전력을 갖춘 국민은행이 새 왕조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을까.

적수가 없었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국민은행이다. 여자농구 대들보로 자리잡은 박지수가 건재한 가운데,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아줄 강이슬까지 가세한 국민은행은 최소경기(24경기)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남은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면, WKBL 역대 정규리그 최고 승률 신기록도 갈아치운다. 모두 승리하면 승률 96.7%(29승 1패)가 되며 2016~2017 시즌 아산 우리은행의 승률 0.943(33승 2패)을 뛰어넘는다. 또한 14연승을 질주 중인 국민은행은 WKBL 역대 최다 연승(인천 신한은행 23연승)에도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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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정선민(왼쪽) 감독과 청주 국민은행 박지수. 제공|WKBL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국민은행은 플레이오프까지 석권해야 진정한 왕조로 거듭날 수 있다. 사실 국민은행은 훌륭한 전력을 갖췄음에도 무관에 설움을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현역시절 7번의 MVP, WKBL 역사상 유일한 8000득점을 돌파한 ‘바스켓 퀸’ 정선민과 ‘변코비’로 불렸던 변연하를 보유하고도 2011~2012 챔프전에서 신한은행에 3전 전패로 고개를 숙였다. 강팀 이미지가 있지만, 국민은행은 1998년 WKBL 출범 이후 정규리그 4차례 우승(2022 겨울, 2006 여름, 2018~2019, 2021~2022)에 그쳤고, 챔프전에서는 2018~2019시즌에만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설움을 떨치기 위해서 국민은행은 챔피언 반지가 필요하다. 통합우승을 위한 선결 과제도 분명하다. 강이슬의 합류로 박지수가 부담을 내려놓았지만, 박지수가 없을 때 국민은행은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한다. 지난 2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 전에서도 그랬다. 박지수가 3쿼터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잠시 코트를 비운 사이, 국민은행은 20점 이상 앞섰던 점수차를 3점차까지 쫓겼다. 박지수가 다시 돌아와 급한 불을 끄며 우승 축포를 쐈지만, 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김완수 감독은 잔여 경기와 오는 28일부터 3월 10일까지 FIBA 월드컵 휴식기를 통해 팀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사령탑은 “박지수가 없을 때 불안하다. 우리는 박지수팀이 아니다. 부임할 때부터 이야기했다. 박지수가 없을 때 다른 선수들도 승리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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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국민은행 강이슬. 제공|WKBL

국민은행은 시즌을 치를 수록 더욱 강력해졌다. 선수들도 호흡을 맞추며 완전체로 거듭났다. 비시즌동안 도쿄 올림픽 출전으로 새로운 팀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강이슬도 완벽하게 국민은행에 녹아들었다. 강이슬은 “시즌 초반에는 어려웠다. 그래도 손발이 맞아갈수록 믿음이 강해졌다.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든다”며 위닝 멘탈리티가 선수단에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휴식기도 있고 플레이오프까지 한 달 이상 남았다. 그때까지 부족했던 것들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겠다”며 통합우승에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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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국민은행 박지수. 제공|WKBL

박지수 역시 “지금보다 완벽한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민은행은 못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어차피 우승은 국민은행’이라는 말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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