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전 선발역투 펼치는 안우진[포토]
키움 안우진. 수원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창원=김동영기자] “지난 등판에서 이미 위험한 느낌이었다.”

키움이 ‘토종 에이스’ 안우진(23) 관리에 나선다. 잔여 시즌 한 번 더 등판시키는 쪽으로 사실상 확정했다. 여지를 두기는 했으나, 지금 상태라면 한 차례 등판이 끝이다. 이미 힘에 부쳐 보인다는 설명이다. 기록은 내년에도 달성할 수 있다. 부상은 답이 없다.

홍원기 감독은 27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안우진은 SSG와 시리즈에 한 번만 더 등판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게 잡고 있다. 24일 롯데전과 그 전 18일 NC전을 봤을 때, 내 느낌상 위험한 모습이 보였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100구를 넘겨도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최근 안우진은 아니다. 올해 소화 이닝도 많다. 부상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커스를 기록 달성에 맞추면 안 된다. 부상이 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직 어린 선수다. 성장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지금은 한 번만 더 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면 푹 쉬고 가을야구에 갈 수 있다. 포스트시즌은 긴장도가 다르다. 충분히 쉬고 등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우진은 올시즌 28경기 183이닝, 14승 8패 212탈삼진,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중이다. 리그 최고를 다투는 수준의 에이스다. 특히 돋보이는 쪽이 탈삼진이다. 2012년 류현진 이후 10년 만에 200개를 잡은 국내 투수가 됐다. 나아가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가 작성한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 225개도 가시권이다.

삼성전 원태인과 대결펼치는 안우진[포토]
키움 안우진.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한 경기에 14탈삼진을 기록할 수도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차례 등판할 경우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나아가 두 번 나갈 경우, 200이닝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2006년 류현진(201.2이닝-204탈삼진) 이후 16년 만에 200이닝-200탈삼진 동시 달성이 된다.

안우진 입장에서는 욕심이 날 법도 하다.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체로 신기록 달성은 할 수 있을 때 하는 쪽이 낫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다만, 그렇게 되면 무리하는 경우도 생긴다. 지금 안우진이 그 경계선에 섰다.

사령탑 눈에 ‘위험’이 보였다. 실제로 안우지는 9월 등판한 4경기에서 딱 한 번 7이닝을 먹었다. 이외에 6이닝 2회, 5이닝 1회다. 8월의 경우 5번 나섰는데 7이닝 네 번, 8이닝 한 번이다. 힘이 빠졌다고 볼 수 있다.

홍 감독은 “힘이 부친 것이 보인다. 안우진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는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이 최우선이다. 예를 들어 작년 미란다처럼 대기록을 세운 후 부상을 당하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나. 안우진은 아직 어리다. 기록은 나중에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본인은 던지고 싶어할 것이다. 기록 욕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리해서 부상을 당하는 것은 내가 용납이 안 된다. 안우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탈삼진 신기록은 그야말로 큰 업적이 될 것이다. 대신 부상을 방지하고,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현장의 몫이다. 안우진과 이야기하고 있다. 내 독단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화전 7-1 승리하며 3연승 키움 홍원기 감독[포토]
키움 홍원기 감독.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현 상황으로 보면, 안우진은 오는 30일 문학 SSG전 등판이 유력하다. 24일 롯데전 이후 5일을 쉬고 나가게 된다. 여기서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가을야구를 준비시키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다. 키움이 3위로 마친다면, 안우진은 열흘 이상 쉬고 준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다. 감독 눈에 힘에 부친 것이 보였다. 관리는 필수다.

홍 감독의 말처럼 신기록은 내년에도 도전할 수 있다. 지금 다치면 의미가 없다. 미란다도 지난해 225탈삼진으로 신기록을 작성했지만, 시즌 막판 어깨에 탈이 나고 말았다. 와일드카드전-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 결장. 한국시리즈에 돌아왔으나 정상 구위는 아니었다.

정규시즌 실적이 있기에 두산은 총액 190만 달러를 안기며 미란다와 재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올해 단 3경기에 나선 후 퇴출됐다. 두산의 2022시즌이 여기부터 통째로 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무리한 것이 올해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안우진과 키움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1999년생으로 이제 만 23세다. 앞길이 창창하다. 무리할 때가 아니다. 지금 다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홍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안우진 관리’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아낄 수 있으면 아끼는 쪽이 최선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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