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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지난 2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 마르세유 원정에서 전반 23분 상대 어깨에 얼굴을 다친 뒤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있다. 마르세유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축구국가대표 ‘벤투호의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이 왼쪽 눈 주위 골절상(안와골절) 판정을 받아 수술대에 오른다. 토트넘 구단은 3일 오전 5시30분(이하 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골절된 왼쪽 눈 부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수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손흥민은 전날 마르세유(프랑스)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상대 선수 어깨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친 적이 있다. 눈이 크게 부어올랐고 코에 출혈이 발생해 그라운드를 떠났다. 경기 직후 라커룸에서 동료와 승리 기념사진을 찍는 등 안정을 찾아 ‘경미한 부상’을 바라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골절상이라는 충격적인 진단 결과를 받았다.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 부상에 관한 공식 발표를 하기 30분 전인 오전 5시 대한축구협회(KFA)에 해당 내용을 먼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심초사하며 손흥민의 진단 결과를 기다린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치진, 스태프, 동료 모두 깜짝 놀랐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 첫 경기인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정확히 3주 남겨 놓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KFA는 ‘토트넘에 확인 결과 이번 주 중 수술 예정으로 월드컵 출전 가능 여부는 경과를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포토]손흥민, \'찰칵 좀 하자...\'
손흥민(가운데)이 지난 9월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 대표팀과 친선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손흥민은 카타르에서 커리어 세 번째 월드컵 본선 도전 꿈을 꾸고 있다.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연달아 골 맛을 봤지만 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 아픔을 함께한 그는 주장 완장을 달고 이번 대회에서 16강 이상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전성기 나이이고 지난 시즌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23골)에 오르는 등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위상도 따른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골절상과 수술이라는 악재를 떠안았다. 가뜩이나 손흥민과 공격진을 이끄는 황의조(올림피아코스) 황희찬(울버햄턴)이 소속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하며 내림세를 걷고 있어 벤투 감독의 근심은 커질 전망이다.

과연 손흥민이 수술을 마치고 기적적으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까. 여러 관측이 오가는 가운데 전문가는 무리한 출전이 선수에게 독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무엇보다 안와골절 수술은 부기가 가라앉은 뒤 시행해야 결과가 좋아 조급하게 수술 날짜를 잡기 어렵다는 견해다. 안과전문의인 최정원 서울 제이더블유안과 원장은 “안와골절 수술은 보통 부기가 빠지는 일주일 후 안구 함몰, 복시, 안구 운동 제한 정도에 따라 결정한다. 또 수술 시 골절 부위에 삽입물을 넣고 안와 조직이 빠지지 않게 하는 데 최소 4주 이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형 파트 전문의인 노준호 대전 새봄안과 원장은 “(손흥민 부상 당시) 영상을 보니 볼 경합 과정에서 다른 선수 어깨에 좌측 안면부를 부딪친 것 같다. 현지에서 안와골절로 판정했다면 광대뼈나 상악골(위턱뼈) 주변 골절을 의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와골절이 무조건 수술하는 건 아니다. 복시나 안면 윤곽 변화 등 여러 기능상 문제를 고려하는데 현지에서 수술 결정을 내린 건 이런 측면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격렬하게 운동하는 선수이니 2차 부상 우려가 있다”며 “골절은 수술을 안 해도 최소 6주 이상 회복기를 두는 게 좋다. 의사 입장에서 (보호대 등으로) 커버한다고 해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포토]\'찰칵\' 세리머니 하는 손흥민

사실상 정상적인 몸 상태로 대표팀엔 합류하는 건 불가능하다. 즉 손흥민의 카타르행은 ‘초인적 회복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전에도 오른팔 재골절, 햄스트링 부상 등을 입었으나 이르게 회복해 실전에 복귀한 적이 있다. 준비된 신체 능력과 경험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다만 의학계는 손흥민이 변수가 많은 눈 부위를 다친 것에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첫 경기 이후 11월28일 가나와 2차전, 12월3일 포르투갈과 3차전을 치른다. 현재로서는 벤투 감독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정신적 지주’ 구실을 하는 손흥민을 일단 대표팀에 동행하게 한 뒤 회복 속도를 보고 경기에 투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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