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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에서 이탈한 카림 벤제마.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카림 벤제마(35·레알 마드리드)의 프랑스도 ‘발롱도르의 저주’를 피할 수 없는 것일까.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이지만 거짓말처럼 시작도 하기 전에 불운이 따랐다.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수상한 벤제마가 허벅지 부상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출전이 어려워졌다. 프랑스축구협회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공격수 벤제마가 월드컵 출전을 포기했다’며 ‘(대표팀 훈련 중)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훈련을 중단했고 도하 병원에서 검진받았다. 대퇴직근을 다친 것으로 확인돼 3주가량 회복 기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월드컵 ‘디펜딩 챔프’ 프랑스는 카타르 대회에서 호주, 덴마크, 튀니지와 조별리그 D조에 묶였다. 오는 23일 오전 4시 호주와 조별리그 첫판이 예정돼 있다. 벤제마는 지난달 커리어 처음으로 발롱도르를 품에 안았다. 월드컵에서도 활약이 기대된 선수다. 그러나 뜻밖에 부상 불운으로 이탈하게 됐다. 가뜩이나 프랑스는 폴 포그바(유벤투스)와 은골로 캉테(첼시) 등 공수 주력 요원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다. 벤제마까지 다치면서 디디에 데샹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더 복잡해졌다. 데샹 감독은 협회를 통해 “벤제마가 함께 하지 못해 정말 슬프다”며 “타격이 크지만 다가올 어려움에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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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벤제마의 부상은 곧 ‘발롱도르의 저주’를 소환하게 한다. 발롱도르는 매해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기자단 투표를 통해 세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축구 선수를 선정해 주는 상이다. 벤제마는 2021~2022시즌 스페인 라 리가에서 27골,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15골을 각각 터뜨리며 레알 마드리드의 2관왕을 이끌어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이제까지 월드컵 직전에 발롱도르를 수상한 선수의 국가는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따랐다.

1957년 수상자인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스페인)부터다. 스테파노와 스페인은 이듬해 스웨덴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1970년 멕시코 대회 지아니 리베라(이탈리아), 1974년 서독 대회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1982년 스페인 대회 칼-하인츠 루메니게(서독), 1994년 미국 대회 로베르트 바조(이탈리아), 1998년 프랑스 대회 호나우두(브라질)까지 5명은 직전에 발롱도르를 받고 월드컵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0년대 들어서는 발롱도르 수상 선수 국가가 4강에 오르지도 못했다. 2002년 한·일 대회 마이클 오언(잉글랜드), 2006년 독일 대회 호나우지뉴(브라질), 2010년 남아공 대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2014년 브라질 대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모두 8강에 그쳤다. 4년 전 러시아 대회에서는 직전에 호날두가 다시 발롱도르를 품었지만 16강에서 탈락했다.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 벤제마를 보유한 프랑스도 찜찜할 수밖에 없다. 특히 시작도 하기 전에 수상자가 이탈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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