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 지시하는 은희석 감독[포토]
삼성 은희석 감독.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내가 죄를 크게 지었나 싶더라.”

서울 삼성이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초보 감독’ 은희석(46) 감독도 만만치 않은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 스타 선수였고, 대학 지도자로 우승도 많이 맛봤는데 프로 첫 시즌은 꼴찌다. 부상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 문제다. 어느 팀이나 부상에는 장사가 없다.

삼성은 지난 8일 KCC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31경기에서 10승 21패, 승률 0.323으로 최하위다. 9위 DB와 승차는 2.5경기. 1라운드에서는 6승 4패를 만들며 4위로 마쳤다. 2라운드부터 처지기 시작했다. 2라운드 2승 7패, 3라운드 2승 7패에 4라운드는 3경기 3패다.

시즌 전 ‘이번에는 다르다’고 외쳤다. FA로 이정현(36)을 데려오며 해결사를 얻었다. 연세대를 최강으로 이끈 은 감독을 영입하며 리더십 변화도 꾀했다. 특히 은 감독은 패배 의식에 젖어있던 선수단에 강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문제는 성적이다. 1라운드까지는 괜찮았다. 정상 전력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월 들어 김시래(무릎)와 이호현(손등), 이동엽(어깨)이 빠지면서 가드진이 사실상 초토화됐다. 12월에는 외국인 선수 마커스 데릭슨이 무릎을 다치면서 이탈했고, 토종 빅맨 이원석도 발목이 아파 빠졌다. 이매뉴얼 테리까지 발목이 좋지 않아 결장하는 경기가 나왔다.

김시래와 이호현, 이원석은 부상을 털고 돌아왔지만, 그 사이 휑한 로스터로 경기에 나섰다. 2~3라운드 합계 4승 14패에 그친 이유다. 은 감독은 “내가 초등학교 3학년부터 농구를 했다. 이렇게 부상자가 많이 나오는 것은 처음 겪어본다. 내가 겁을 먹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올시즌 정말 당황스럽다. 선수 구성이 무너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죄인인가 싶었다. 그러면서 나도 몸이 좀 안 좋아졌다. 감독이 몸이 안 좋아지면 안 된다. 감독의 에너지 레벨이 떨어지면 선수들도 영향을 받는다. 내가 아프니까 소통도 제대로 못하겠더라. 이러면 안 된다. 다시 느꼈다”고 짚었다.

후반기 반등을 노린다. 외국인 선수를 모두 바꾼다. 삼성 관계자는 “올스타 브레이크에 작업을 다 끝내야 하지 않겠나”고 설명했다. 머지 않아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동엽이 후반기 복귀하면 앞선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삼성의 대반격이 일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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