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모레노
브랜든 모레노가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네스 아레나에서 열린 ‘UFC 283: 테세이라 vs 힐’ 코메인 이벤트에서 플라이급 챔피언 데이비슨 피게레도를 꺾고 플라이급 왕좌에 올랐다. 사진 | UFC

[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네 차례에 걸친 라이벌 대결에서 결국 모레노가 웃었다.

잠정 챔피언 브랜든 모레노(29·멕시코)가 사상 초유의 4차전에서 플라이급 챔피언 데이비슨 피게레도(35·브라질)를 꺾고 플라이급 왕좌에 올랐다.

데이비슨 피게레도와 브랜든 모레노는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네스 아레나에서 열린 ‘UFC 283: 테세이라 vs 힐’ 코메인 이벤트에서 플라이급 타이틀을 놓고 격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3년 만에 브라질에서 열린 UFC 대회다. 마우리시오 쇼군 후아, 글로버 테세이라, 데이비슨 피게레도 등 브라질이 자랑하는 UFC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피게레도는 브라질 홈 관중들의 응원에 힘입었다. 그는 “지난 두 경기에서 관중들의 85%가 멕시코 사람들이라 느꼈다. 이제는 모레노가 브라질에서 싸운다. 모든 관중은 내 편”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피게레도는 모레노와 운명의 장난처럼 질긴 인연을 자랑한다. 지난 UFC 256에서 첫 격돌한 그는 모레노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후 UFC 263에서 2차전을 치렀지만, 체중 감량 과정에서 컨디션 저하로 모레노에게 패배해 챔피언 벨트를 빼앗겼다. UFC 270에서 3차전이자 타이틀 도전을 통해 모레노를 이기고 챔피언 벨트를 되찾았다.

따라서 피게레도와 모레노는 상대 전적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UFC 283을 앞두고 팽팽한 균형의 추를 깰 이는 누구일지 많은 기대를 모았다.

전 챔피언인 모레노는 피게레도와의 라이벌 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 그는 “이번이 라스트 댄스다. 내 계획은 이번 경기로 확실히 라이벌 경쟁을 끝내는 거다. 나는 이미 피게레도를 피니시한 적이 있다. 다시 한번 피니시하겠다”라고 전했다.

둘은 125파운드(56.7㎏)로 한계 체중을 맞췄다.

경기 내내 둘은 레슬링과 주짓수로 팽팽하게 맞섰다. 피게레도는 모레노에게 힐훅, 길로틴 초크 등을 시도했지만 모레노는 모두 버텨냈다.

3라운드에서 문제가 생겼다. 스탠딩 상황에서 모레노와 타격을 주고 받던 중 피게레도는 오른쪽 눈에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서밍(Thumbing, 엄지로 상대의 눈을 찌르는 행위)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심판은 경기를 진행시켰다. 이후 피게레도는 모레노의 그라운드 압박에 전혀 저항하지 못했다. 피게레도의 오른쪽 눈 밑이 심하게 찢어져 있었다.

결국 서밍이 아닌 레프트 훅으로 판정됐다. 피게레도는 눈을 전혀 뜨지 못했다. 의료진은 피게레도의 상태를 체크했고, 결국 심판은 모레노의 3라운드 TKO 승을 선언했다.

결과에 브라질 홈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경기 후 퇴장하는 모레노를 향해 물 세례가 쏟아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피게레도는 모레노의 승리를 인정했다. 그는 “밴텀급으로 체급을 올리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문제의 장면에는 “시력에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걱정을 내비쳤다.

이로써 플라이급 챔피언 타이틀은 모레노에게로 돌아갔다. 브랜든 모레노는 총 전적 29전 21승 2무 6패를 기록했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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