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그게 큰 잘못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FC서울과 원정 경기 중 상대 선수가 쓰러진 상황에서 경기를 지속한 상황을 두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감독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서울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패한 뒤 “선수들이 감독 체면 살려준다고 준비 많이 한 것 같은데 나 때문에 몸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경기는 두 달 전 이 감독의 발언 논란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지난 3월5일 양 팀은 광주 안방에서 첫 맞대결을 펼쳤다. 서울이 2-0 승리했다. 그런데 이 감독은 “저렇게 축구 하는 팀에 져서 분하다”고 말했다. 파이팅이 넘치는 이 감독 특유의 강한 어조로 비치지만 주위에선 선배 축구인 감독과 상대 팀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이 감독은 안 감독에게 사과 메시지를 남겼고 자기 발언을 후회했다.

자연스럽게 서울은 안방에서 강하게 나왔다. 전반 9분 만에 윌리안이 선제골을 넣었다. 광주는 이전과 다르게 전반에 힘을 뺀 뒤 후반 강하게 몰아붙여 5분 만에 허율이 동점골을 터뜨렸는데 이후 서울 교체 요원인 나상호, 박동진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졌다. 이 감독은 “우리가 준비한 만큼 나오지 않아 내 책임인 것 같다. (선수를) 편안하게 해줬어야 했는데”라며 “운동장에서 열심히 해준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경기 중 발생한 ‘매너볼’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후반 서울 김진야가 볼 다툼하다가 쓰러졌는데, 광주는 경기를 지속했다. 이때 서울 팬은 야유를 쏟아냈다. 이 감독은 “그 부분은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선수에게 늘 얘기하는 게 있다. ‘이기고 있어도 시간 끌지 말라고. 경기장을 찾아온 팬은 넘어진 모습, 시간 지연하는 모습을 보러오는 게 아니다’고 한다”며 “상대 선수가 시간을 끄는 것처럼 보였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플레이한 것 같다. 경기 진행한다고 잘못된 것인가? 그게 큰 잘못인가?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5경기째 무승(2무3패) 부진에 빠진 것을 두고는 “이전 4경기는 경기력이 좋았는데 골이 없었다. 오늘은 경기력까지 안 좋아서 선수들이 기 죽을까봐 걱정이다. 내가 좀 더 선수 기를 살려줘야 할 것 같다. 오늘 경기는 그래도 잘 하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기에 괜찮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