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에이스’는 약속을 지켰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배준호는 2일(한국시간) 오전6시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혼자 1골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팀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배준호는 전반 11분 절묘한 패스로 이영준의 선제골을 도왔다. 페널티박스 왼쪽 앞에서 반대편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이영준을 본 후 정확한 공간 패스를 제공했다. 이영준은 이 공을 받아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강력한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영준의 마무리와 함께 배준호의 환상적인 패스가 빛난 골이었다.

8분 후 배준호는 직접 해결사로 나서 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패스를 아크서클 정면 근처에서 받은 후 정확한 터치로 돌아섰다. 이어 절묘한 페인팅으로 수비를 따돌렸고, 골키퍼의 타이밍까지 빼앗았다. 개인 능력으로 기회를 만든 배준호는 물 흐르듯 골대 구석으로 향하는 오른발슛을 시도,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이 이른 시간에 주도권을 잡는 소중한 골이었다.

배준호는 개인 기술에 뛰어난 축구 지능, 여기에 다채로운 능력을 보유한 김은중호의 에이스다. 대회 전부터 가장 크게 기대를 받은 자원인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대회 직전 근육 부상을 당해 조별리그 1차전에 결장했고, 2차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3차전에선 교체로 들어가 짧은 시간 뛰었다. 조별리그를 통해 예열한 배준호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며 팀을 8강에 올려놨다.

대회 전 배준호는 “저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욕심도 있다. 월드컵에서는 더 공격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할 것이다. 슛도 많이 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강인 선수처럼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는데 이 약속은 16강전 활약을 통해 현실이 됐다.

배준호는 “조별리그부터 부상이 있어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 오늘은 잘하려는 것보다 그저 열심히 뛰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제 다음 공약을 지킬 때다. 배준호는 “개인적으로는 4강 진출 정도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5일 8강전을 치른다. 배준호는 “우리는 상대가 누구든 지금껏 했던 것처럼 잘 대비해서 나아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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